[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유로존 7월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한편 독일 소매판매가 예상밖으로 감소하는 등 실제 실물경기의 하강 기류가 지표를 통해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포함한 6명의 정책위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시장은 내달 6일 열리는 회의에서 국채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인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위험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은 유로존 경제 기반이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의 불확실성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며 “올해 유로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전망이며, 특히 남부 지역 회원국은 모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중심국으로 분류되는 프랑스 역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노보트니 정책위원은 “유로존 주변국이 구조적인 개혁을 이루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따라서 외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ECB의 위기 해법이 영속적인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조 개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유럽안정화기구(ESM) 출범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ECB의 국채 매입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 주요 지표 일제히 적신호
지난 7월 유로존 실업률은 11.3%를 기록, 상향 조정된 6월 수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통계 수치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한편 8월 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5%를 웃도는 수치다.
8월 경기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하 86.1로 시장 전망치인 87.5에 못 미친 것은 물론이고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기에 독일 소매판매가 예상밖으로 감소해 주변국 부채위기와 침체의 파장을 반영했다.
7월 독일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M.M. 워버그의 마티아스 틸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역시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며 “고임금이 그나마 가파른 소비 악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ECB 내달 국채 매입 밑그림 내놓을까
투자자들은 ECB를 주변국 부채위기를 진화할 수 있는 유일한 유로존 정책기관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부상한 이후 ECB의 국채 매입에 대한 시장의 압박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독일 분데스방크와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드라기 총재가 내주 회의에서 국채 매입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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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