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금 등 대형기관 수수료에 '눈독'
[뉴스핌=우동환 기자]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투자 전략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헤지펀드 업계가 과거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자산투자 전략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헤지 펀드업체들이 레버리지와 공매도 전략이 포함된 기존 포트폴리오를 수정해 대형 기관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헤지펀드 업계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전략은 '롱-온리(Long-Only)' 투자전략으로 매수 후 보유를 위주로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공매도(shor-selling)를 배제하는 한편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 매도로 대응하는 다소 전형적이며 보수적이며 수동적인 거래 기법이다.
롱-온리 전략은 헤지펀드가 아니라 '뮤추얼펀드' 업계가 주로 채택해왔다. 이 전략은 시장의 평균 투자수익률을 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헤지펀드 업계는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쪽 외에도 하락이 예상되는 방향에도 자산이나 증권을 빌려서 매도하는 공매도 전략으로 양 방향 대응하는 롱/숏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롱-온리 전략의 정반대인 숏-온리 전략도 있다.
이와 관련해 도이체방크의 다니엘 캐플랜 유럽 담당 헤드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공격적인 '롱-온리' 전략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수수료의 다변화와 함께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롱-온리' 상품을 내놓았던 헤지펀드 업체가 있었지만 최근 추세는 연기금과 같은 대형 투자기관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영국 RWC 파트너스의 피터 해리슨 대표는 "전 세계 연금 투자자들과 전통적인 방법으로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펀드 매니저들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RWC 파트너스는 연기금 펀드인 헤르메스로부터 3개 '롱-온리' 펀드 자산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롱-온리' 펀드의 경우 수수료가 연간 1%~1.5% 정도로 대단히 높은 데다 성과 수수료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수적인 '롱-온리' 투자자나 기관이 이런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기를 꺼려한다는 점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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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