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경제전망 성장률 조정 '고민중'
[뉴스핌=김선엽 기자] 기획재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하면서 곧 나올 한국은행의 10월 수정경제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이 많아 한은의 입장이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고심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전망을 하면 앞뒤가 맞지 않고, 그렇다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 정부에 정면으로 반하는 모양새가 된다.
재정부는 지난 25일 2013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4%, LG경제연구원의 3.3%에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다음 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 이후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 안팎에서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상당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지난 7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3.0%, 3.8%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2.6% 정도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도 KDI와 유사한 수준인 3.4%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성장률과 관련해 정부보다는 한은이 상대적으로 공신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해 왔다. 한은은 조사국 인력만 90여명으로 전망과 관련해 국내 최대 규모이며 재정부가 성장률을 전망할 때도 한은 측에서 상당한 데이터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4% 성장을 단언한 만큼 한은도 KDI처럼 3.4%까지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이 엇박자로 나간다는 인상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한은이 내년 전망을 3% 후반으로만 내놓아도 채권시장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증권사의 한 채권관계자는 "성장률 전망을 낮춰야지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데 만일 한은의 내년 경기전망이 3.6% 이상만 되도 시장은 뒤집어질 수 있다"며 "인하를 해도 10월에 한 번만 하고 내년엔 금리정상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적 변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한은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면서까지 굳이 무리한 전망치를 내놓치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임기 말 '균형재정 달성'을 장부상으로라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한 정부의 '공약(空約)'을 위해 한은이 무리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를 의식한 듯 현실적인 전망을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기대치를 어떻게 잘 정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데 그랬다가 기대치가 잘못 형성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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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