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삼성·LG 가세 '한판승부'
하이마트 압구정점. [사진=김학선 기자] |
[뉴스핌=김지나 기자] ‘유통강자’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가운데 강남 도산대로 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하이마트 압구정점’이 전국 매출 1위 수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유는 이곳에서 직선으로 1km 가량 떨어진 학동사거리에 삼성전자(삼성리빙플라자), LG전자(베스트샵)가 대형 매장을 열고 강남고객 잡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7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하이마트 압구정점은 지난 9월말 리모델링을 끝내고 10월부터 ‘모바일 하이마트’라는 숍인숍 형태의 모바일기기 매장을 운영을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애플의 대리점 ‘에이숍’ 처럼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특화된 매장 분위기”라며 “각종 모바일제품을 구입하려는 젊은층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백색가전 위주로 판매했던 터라 기존엔 주 고객 연령대가 40~50대였다면 지금은 20~30대까지 보다 폭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 자리에서 10년을 지켜온 하이마트 압구정점은 전국 320개 하이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그야말로 ‘효자’ 매장이다. 그만큼 단골고객도 많다고 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지털프라자'(왼쪽), LG전자 '베스트샵'이 학동사거리를 놓고 서로 대각선 위치에 들어섰다. [사진=김학선 기자] |
유통업계에서는 하이마트 압구정점이 인근 학동사거리에 진출한 삼성, LG를 염두에 두고 1위 지키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근 학동사거리에 최근 각각 최대 수준의 대형매장을 개장함에 따라 주변 논현,신사, 압구정, 청담동 일대를 겨냥한 고객유치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통 노하우와 막강한 구매력(바잉파워)를 갖춘 롯데 계열사로 등극, 향후 롯데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되기 때문에 도산대로를 둘러싸고 롯데, 삼성, LG 대기업 3사의 판촉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통상적으로 인근에 경쟁사가 문을 열면 판촉행사 때문에 일시적인 영향을 받지만, 아직은 매출이 줄지 않았다"며 여유를 나타냈다.
또한 "3사 간에 고객이 겹칠 수는 있겠지만 주로 자사 제조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삼성, LG와 달리 하이마트에서는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돼 있기 때문에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 LG가 학동사거리 매장은 상징성을 염두에 둔 것일 뿐, 공격 마케팅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LG전자는 가전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매장에서 큰 수익을 내려하기 보다는, 1~2위 제조업체로서 시장 선점 효과를 계속 이어가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