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지분 2.5% 불과…롯데·KT 계열사 '우후죽순'
[뉴스핌=최영수 기자] 재벌기업의 금융계열사가 최근 4년 동안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가 2008년 74개에서 올해 112개로 51.4%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63개 기업집단 중 농협과 미래에셋, 교보생명보험, 한국투자금융 등 금융업을 주된 업으로 하는 기업집단을 제외한 29개(46.0%) 집단으로 한정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롯데와 KT로서 각각 7개의 금융계열사가 늘어났으며, 이어 웅진은 5개, 현대 4개, 동부는 3개 증가했다(표 참조).
하지만 금융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은 2.5%(4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계열사를 통한 지분보유액은 50.5%(7조7000억원)에 달했다.
계열사 지분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STX, 한국철도공사, 대한전선으로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 지분금액이 가장 큰 집단은 한화로 2조 8000억원(자본금 기준)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는 지분(50.5%)을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으로 구분한 결과, 산업자본의 비율이 37.2%로서 금융자본(13.2%)에 비해 매우 높았다.
금융계열사에 출자된 자금이 다시 산업자본 계열사로 재출자된 금액은 3049억원으로 전체 재출자 금액 2조 3000억원의 13.3%에 달했다.
산업자본에 대한 출자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한전선과 이랜드로서 각각 100%의 지분을 출자했으며, 출자금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2046억원)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재벌기업들이 계열사간 순환출자와 함께 산업-금융자본의 교차출자를 통해서 계열사를 확장하고 총수의 지배력을 공고히 해 온 셈이다.
특히 금융자본은 산업자본과 달리 고객의 예금이나 보험금 등을 활용해 출자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금산분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순환출자 금지와 함께 금산분리 원칙도 새롭게 규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자본성격에 따라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계열회사 사이의 분리를 유도할 수 있는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