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초과이익 예측 불과.."집값만 올랐으면"
[뉴스핌=손희정 기자] "초과이익 얻고 세금 내도 좋으니까 집값이나 많이 올랐으면 좋겠네요. 무조건 올라야 좋은거 아녜여?"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아파트단지 주민 권모(41)씨의 목소리다.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2년 면제키로 결정했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선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조치로 수혜를 입게 된 현지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건축을 해도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
이번 재건축 초과이익 면제 조치로 수혜가 예상되는 서초 우성2차, 가락 시영, 고덕 주공 등의 주민들은 오히려 가격이 뛰어 초과이익을 거둔 후 세금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초과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도 좋으니 아파트 값이 껑충 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아직 최종 가격이 없는 상황에서 이익이 날지 안날지도 모르는데 주민들이야 세금을 더 내더라도 양도세 내면 좋은거 아닌가요"라며 "여기 대부분 주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H부동산 관계자는 "가락 시영의 경우 수혜를 받는다고해도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한 가구당 50만원 정도로 생각보다 큰 금액은 받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언론에서 떠드는 만큼 수혜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요 단지들은 지난 2000년~2009년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 25~30% 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3.3㎡당 964만원에서 올해 5월 924만원으로 40만원 떨어졌다. 11월 현재 가격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80만원 가량 하락한 886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
재건축 부담금은 1인당 집값 상승분이 3000만원을 초과할 때 국가가 이익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걷어가는 제도이다. 때문에 이익이 없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부담금을 낼 필요가 없다.
때문에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산출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란 얘기가 나온다.
서초 우성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박혜진(38)씨는 "사실 계산이 나와야 좋고 나쁘고 할텐데 수혜단지라는데 뭐가 좋은건지 아직 모르겠다"며 "부담금 면제는 좋은데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이쪽 지역이 수혜단지로 꼽히긴 했지만 그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지금 어디를가도 이 얘기 하겠지만 집값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변동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 사람들은 자기네 집값 오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