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 "뭐라구요, 올랑드씨?"

기사입력 : 2012년11월29일 17:09

최종수정 : 2012년11월29일 17:40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아마도 벼랑 끝에 몰려서 나오는 것이라 믿고 싶다. 프랑스 정부와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이 벌이고 있는 `이상한` 샅바싸움이. 

철강 산업은 전 세계적인 불황의 늪에서 고전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이라고 예외는 없다. 적자를 내는 기업이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란 허리띠 졸라매기. 아르셀로미탈은 프랑스 북동부 플로랑주에 있는 두 개의 고로를 폐쇄키로 했고 이에 따라 629명의 인원을 줄이게 됐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부 장관이 깜짝 발언했다. 몽트부르 장관은 지난 26일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아르셀로미탈이 감원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거짓말과 공갈 협박을 하고 있는 짓이며, 이는 프랑스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므로 아르셀로미탈이 프랑스에 더 머물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급기야 `국유화`란 단어도 꺼내썼다. 플로랑주에 있는 아르셀로미탈 사업부를 한시적으로 국유화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 발언은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다음 날 아예 영국에 있던 미탈 회장을 엘리제 궁까지 불러들였다. 올랑드 대통령 역시 국유화 가능성을 분명히 내비쳤다.

정부는 지난 2006년 미탈스틸이 아르셀로를 적대적 인수 합병(M&A)할 당시 이를 침입자 취급하며 반대했던 자크 시라크 정부와 미탈스틸이 이런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12월 1일까지 플로랑주 고로를 매입할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이를 국유화하겠다는 견해다. 아르셀로미탈 측은 이런 건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올랑드와 몽트부르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997년 사회당을 이끌며 총리에 오른 리오넬 조스팽을 떠올리게 한다.

조스팽 총리는 `무늬만 사회주의자`란 비판을 받았다. 근로시간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좌파적 정책을 펴기도 했지만, 공기업 민영화 같은 우파적 정책도 적극 폈기 때문이다. 좌파의 정통성이야 떨어졌다 할 수 있겠지만 결과는 눈부셨다. 그가 재임한 5년간 큰 문제였던 실업률은 20여년만에 최저 수준인 9%대로 떨어졌고 성장률은 독일을 능가했다.

지금 프랑스 경제는 진창에 빠져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를 `유럽의 시한폭탄`이라 진단했을 정도다. 실업률은 9월 현재 10.8%. 그 가운데에서도 한창 일해야 할 청년들의 실업률은 25.7%에 달한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두 곳이 세계 최고였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실업률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은 올랑드의 최대 공약이다. 실업급여 지급을 줄여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과제다. 그렇다고 민간기업의 감원을 막겠다는 건 코미디다. 당장이야 실업자를 늘리지 않을 수 있겠지만 경영 효율화를 꾀하지 못한 기업은 결국 도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돼 대량 실업자가 생기는 것은 또 어떻게 막으려 하는 것인가. 기업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궁극적으로 고용도 가능하고 경기에 활력이 생길 수 있다.

조스팽 전 총리도 민간 기업에 개입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르노의 벨기에 공장폐쇄, 미쉐린의 감원을 반대했던 것. 그러나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를 두고 1999년 조스팽 총리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가 그것이다.

1980년대 초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 때나 들었던 국유화를 들먹이는 것도 우스꽝스럽다. 초유의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과 유럽에선 은행 국유화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부실한 금융사에 국가 돈을 밀어 넣는 건 당장 연명을 통해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지연시킬 수야 있겠지만 결국은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크다. 은행권 부실을 질질 끌다 결국 은행 국유화에 나섰고, 저금리와 양적완화 카드로 경기를 살리려다가 실패하고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은 반면 교사해야 하지 않을까.

올랑드 대통령은 재정도 좋지 않아 실업자들을 구제하기 버겁고 당장 눈에 띄게 실업률을 낮춰야 경제를 잘 이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회당 내에서도 급진적인 몽트부르 장관도 마찬가지. 그는 대선 전 올랑드 후보의 공약 안에 `은행 국유화`를 넣으려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금 밖에선 프랑스가 어디로 갈지 헷갈려 한다.  

몽트부르 장관의 발언 이후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은 모간스탠리와 JP모간체이스, 블랙록 등 금융사들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줘야 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2만여 명을 고용하면서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아르셀로미탈이 떠나도록 둬서도 안 될 것이다. 

차라리 부자증세 등을 착착 진행해 재정을 불려 좌파 후보가 으레 약속하곤 했으나 올랑드 정부는 하지 못한 최저임금 및 복지급여 인상을 시도하거나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편이 경제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맞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온열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급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최근 2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 5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875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무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0일~7월 6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469명에서 859명으로 83.2%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76.5%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3.5%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40대, 30대, 80세 이상, 70대, 20대 순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온열질환자의 33.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1.0%), 무직(12.0%),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10.4%)가 많았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4~5시(12.2%), 오후 3~4시(11.5%), 오후 1~2시(9.5%), 오전 10~11시 (9.0%) 등으로 나타났다. 실외 발생이 81.4%였으며 작업장 25.6%, 논밭 16.6%, 길가 14.1% 등이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평소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체내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 mkyo@newspim.com 2025-07-07 20:26
사진
삼성전자, 2Q 영업익 56% 뒷걸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2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내려앉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이번 잠정치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수치다. 결산을 마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정보 제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히 실적을 가늠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주와 소통을 꾀한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전에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관심 높은 사안에 답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5-07-08 07: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