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정책자의 지원안 합의가 이뤄진 데 이어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이 진행되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됐다.
하지만 그리스에 회복의 어린 싹을 의미하는 이른바 ‘그린슛’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로존이 여전히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으로 치닫고 있다는 주장이다.
◆ 그리스 해법 ‘게임체인저’ 아니다
지난주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지원 합의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는 시간벌기일 뿐 그리스의 부채위기가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특히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 꼽히는 정부측 채무조정에 대해 독일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유로존의 시한폭탄이 제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부채 탕감은 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할 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스 정부가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재정 수입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 때 채무탕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메르켈 총리는 모든 현안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2015년까지는 그리스가 이 같은 재정 회복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 가까운 시일 안에 채무 조정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스페인이 내년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투자가들은 이탈리아 역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다급한 상황을 모면했지만 민간 금융시장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 유로존 터닝포인트? 갈 길 멀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이 내년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은 지난주 유로존 경제 침체가 2013년은 물론이고 2014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침체를 벗어난다 하더라도 수년간 극심한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 지원안 합의 후 유로존 정책자들은 시장 신뢰와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지만 터닝포인트가 아니라는 데 투자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유라시아 그룹의 무지타바 라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지원안 합의 소식이 시장 경계감이 다소 진정됐지만 이는 게임체인저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는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침체가 보다 장기화되면서 유로존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정치적인 리스크와 사회적인 소요가 유로존 전반적인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투자가들은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