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위기로 홍역을 치르는 유럽 지역의 신차 수요가 약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의 판매가 악화되면서 관련 업계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현지시간) 유럽 자동차 산업 협회인 ACEA에 따련 지난해 유럽 지역의 신차 등록이 1200만대를 간신히 상회, 8%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등록 건수는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감소폭은 199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2월에만 신차 등록은 16% 급감, 2008년 이후 가장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르노의 등록이 무려 20% 줄어들었고, 푸조와 제너럴 모터스(GM)이 각각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폴크스바겐의 등록 감소폭은 1.6%에 그쳤다.
부채위기와 이에 따른 침체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대폭 위축됐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위기 국가인 그리스의 지난해 신차 등록이 40% 급감했고, 포르투갈 역시 38% 줄어들었다. 이탈리아의 신차 등록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스트앤영의 피터 퍼스 파트너는 “실제 자동차 수요는 통계 수치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더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데이터는 딜러들이나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등록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해야 실제 시장 수요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급랭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적극적인 자구책에 나섰다. 일부 자동차 업체는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추진 중이며, 일부는 과잉 생산설비를 줄이는 움직임이다. 대표적으로 포드가 생산라인 중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고, 다른 경쟁사들도 감원을 포함한 비용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고,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자동차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언스트앤영의 퍼스는 “유럽 자동차 판매가 올해도 감소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매우 비관적”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