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부문 기여도 37% 그쳐…고부가가치 중심 통상정책 수립해야
[뉴스핌=최영수 기자] 총교역량을 기준으로 한 무역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이를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바꿔 통상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보고서나 나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무역기구(WTO)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의 무역현황을 부가가치 기준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최종재의 수출입액을 기준으로 한 총교역량 방식은 중간재가 이중으로 반영되어 무역규모가 과대평가 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무역 8강'으로 도약하며 위상이 한층 높아졌지만, 무역규모와 실제 부가가치는 다르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 한국, 중국수출 40%는 중간재 '거품'
이번 OECD/WTO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2009년 기준)은 총교역량 방식 적용시 전체 수출의 27%를 차지하지만 부가가치 기준을 적용하면 19%로 감소했다. 이는 중국 수출품에 중간재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도표 참조).
또한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해외 부품 또는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룩셈부르크와 슬로바키아, 헝가리에 이어 4위 수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의 대외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수출에서 운송, 물류, 금융 등의 서비스부문 기여도 역시 37%에 그쳤는데, 이는 멕시코, 칠레, 노르웨이와 함께 OECD 국가들 중에서 하위권 수준으로 분석됐다.
(자료: OECD) |
◆ '총교역량 방식' 중간재 이중계상…무역현실 왜곡
이처럼 총교역량 방식이 무역의 현실을 왜곡시키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중계상의 문제다. A국이 B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고 B국이 중간재를 가공해 최종재를 C국으로 수출한다고 가정해 보자. 최종재 수출가격에 중간재 가치가 포함되므로 중간재 가치가 A국 수출과 B국 수출실적에 이중으로 반영된다.
또한 교역의 왜곡 현상이다. 2009년 중국은 미국에 아이폰을 수출하면서 총교역량 기준으로 1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폰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7300만달러 흑자에 불과하다.
서비스부문의 기여도가 과소평가되는 점도 문제다. 기존 무역 측정 방식은 운송, 물류, 금융 등 무역에 필수적인 서비스부문의 기여도가 과소 평가된다.
◆ "실제 부가가치에 따라 통상정책 재수립해야"
따라서 OECD와 WTO는 실제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무역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통상정책을 재수립해야 왜곡된 무역현황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보고서는 "부가가치 기준 적용시, 실제 생산된 부가가치에 따라 보다 정확한 교역 상황의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교역상황의 재분석을 통해 실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통상정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분화로 제품 생산의 국적이 곧 세계가 되는 'made in World'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흐름을 차단해 결국 자국의 부가가치 창출을 저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수출에 있어 서비스 부문의 기여도가 더욱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서비스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