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A 이전보다 520d 20만원 올라..벤츠ㆍ아우디 등도 가격인하 소극적
자료 : 한국수입차협회, 각사 종합. |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10종의 가격은 최근 3년간 평균 3.7%(163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ㆍEU FTA와 한ㆍ미 FTA 발효로 국내에 수입되는 자동차의 관세가 4~4.8% 포인트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못미치는 가격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더구나 원ㆍ달러와 원ㆍ엔화 등 환율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BMW는 가격을 내리기는 커녕 일부 차종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가로채고 있다는 지적이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디젤 세단 520d의 올해 판매가격을 626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개소세 인하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말(6130만원)에 비해 130만원(2.1%) 인상된 것이며, 개소세 인하 이전(6200만원)에 비해서도 60만원(1%) 비싸다.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개소세 인하 때의 2배가 넘는 가격인상을 단행하며 차값을 대폭 올린 셈이다.
이로써 한ㆍEU FTA 이전 6240만원이던 520d 가격은 관세가 8%에서 3.2%로 4.8%포인트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20만원(0.3%) 오르게 됐다.
BMW의 또다른 대표 모델로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4위에 오른 준중형 세단 320d도 80만원(1.6%) 하락하는 데 그쳤다. 2010년 4890만원이던 320d는 지난해 말 개소세 인하로 475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올 들어서며 60만원(1.3%) 인상돼 4810만원에 팔리고 있다.
베스트셀링카 6위인 가솔린 세단 528도 2010년 6790만원에서 2013년 6740만원으로 50만원(0.7%) 내렸을 뿐이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3위인 벤츠 E300 역시 2010년 6970만에서 올해 6940만원으로 30만원(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폭스바겐의 티구안 2.0과 골프 2.0 TDI, CC 2.0 TDI는 최근 3년새 각각 50만원(1.1%), 80만원(2.4%), 320만원(6.3%) 하락했다. 아우디의 대표 모델인 A6 3.0 TDI는 220만원(3.2%) 내렸다.
독일차에 비해서는 일본차의 가격하락이 상대적으로 컸다. 토요타 캠리의 올해 판매가격은 3370만원으로, 2010년에 비해 120만원(3.4%) 인하됐다. 하이브리드 대표 차종인 프리우스는 2010년 3790만원에서 2013년 3130만원으로 660만원(17.4%)이나 내렸다.
캠리와 프리우스의 가격인하는 한ㆍ미 FTA 및 엔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3월 발효된 한ㆍ미 FTA 영향으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캠리에 붙는 관세는 8%에서 절반인 4%로 줄었다. 또 일본에서 수입되는 프리우스도 엔저 영향으로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FTA와 환율하락으로 수입차들이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인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가로채는 셈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토요타 등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일본차들은 지난해 가격을 대폭 인하했지만, BMW 등 잘나가는 독일차들은 거꾸로 가격을 올리는 등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