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오뚜기가 라면값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최근 2년 사이 라면업계 '빅4' 중 유일하게 라면값을 올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인 밀가루값 인상 등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5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업계 빅4 중 농심, 삼양식품, 팔도 등은 라면값 인상에 오뚜기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최근 라면값 인상을 두고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가중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며 "최소한 범위에서 원가 상승분의 일부만 반영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양식품과 팔도가 비슷한 시기에 라면값을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삼양라면을 비롯한 수타면, 텁 삼양라면, 큰컵 삼양라면 등의 6개 라면 가격을 각각 50~60원씩 올렸다. 2008년 3월 이후 4년4개월만에 인상을 단행한 것.
삼양라면에 이어 팔도도 일부 라면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한국야쿠르트 계열 라면업체인 팔도는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 등 일부 라면제품 소비자가격을 평균 6.2% 인상한 바 있다. 제품별로 50~100원 정도 오른 셈. 팔도의 가격인상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팔도는 2010년에는 밀가루 가격인하에 따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4% 내린 적도 있다.
여기에 최근 제분업체의 밀가루값 인상이 오뚜기 라면값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2008년 이후 인상이 없었다는 점 역시 라면값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오뚜기 측은 "당장 라면값 인상 계획은 없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라면값 가격 인상을 두고 조율 중"이라면서도 "밀가루값 인상, 제조·물류비용 등의 상승으로 가격 이상 요인은 있지만 소비자에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뚜기는 2008년 8.4%의 라면값을 올린적 있지만 2010년 밀가루 제분 가격 인하에 따라 6.7% 내렸다"며 "특히 현재 오뚜기 전체 매출 중 라면은 2000억원으로 15% 정도도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라면업계 1위 기업인 농심 역시 라면값 인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1년 11월 가격을 올린 이후 선뜻 인상 결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라면이 대표적인 서민 식품으로 꼽히는 데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
시장에서는 농심에 대해 라면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실제 인상은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형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밀가루 가격이 인상되면서 오뚜기, 농심의 라면값 인상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농심은 2008년 이후 신라면 출고가의 연평균 인상률이 1.3%에 불과해 가격 인상 자체가 원천 봉쇄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가격 인상 시점이 하반기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포장지, 용기 등 부자재의 가격 인상 요인이 적고, 팜유 가격이 낮은 수준인데다 원/달러 환율 또한 1050원대까지 하락하며 수입 부담이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