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한국통신(KT)가 주도하는 모로코의 마록텔레콤 인수전이 가열될 조짐이다. 중동 아부다비의 통신사 에티살랏이 80억 달러나 되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통신사 에티살랏(Etisalat)이 은행권에게 최대 80억 달러까지 신디케이티드론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금융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에티살랏은 또 은행권에 인수합병과 관련 재무자문사 선정을 위해 입찰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미디어그룹 비방디가 보유한 모로코 최대 통신사 마록텔레톰의 지분 53%는 약 55억 유로(한국 원화 7.9조원, 미 달러화 73억 달러)의 희망 매각가격이 매겨졌는데, 에티살랏이 확보하려는 자금은 이 보다 더 크기 때문에 입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뉴스핌이 지난해 12월 12일 KT가 마록텔레콤 지분 매입에 나선 사실을 처음 외신인용으로 보도한 바 있다.
KT는 이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최근 크레디트스위스와 씨티글로벌마켓, 소시에테제네랄 등에게 재무자문역을 맡겼다. 이번 해외 인수합병을 위해 국민연금의 기업파트너십 프로그램(코파펀드)이 가동될 예정이다. 코파펀드는 1대 1 매칭펀드로, 이번 인수합병에는 펀드와 KT가 각각 5000억 원을 조성한 펀드가 활용된다. 펀드 중 5000억 원은 국민연금이 4000억 원, 우정본부가 1000억 원을 각각 부담했다.
해외 인수합병 규모로 한국은 사상 최대, 아부다비의 경우 6년 만에 최대가 될 이번 마록텔레콤 지분 인수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 측은 이번 달 초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마록텔레콤 인수가 여러 해외사업 기회들 중 하나인 점을 인정했으나, 아직 초기단계이며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KT와 에티살랏 외에도 이번 지분 인수전에는 카타르의 큐텔(QTel)과 프랑스텔레콤도 참여하고 있다. 큐텔은 JP모간 등 거래은행들에게 마록텔레콤 인수 자금조달을 요청한 상태. JP모간은 단독으로 이번 인수합병 대출을 떠맡을 수도 있고, 한 두곳의 은행을 가담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