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보다 연정이 성공 확률 높다 - NYT
[뉴스핌=권지언 기자]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코미디언 출신 베페그릴로가 이후 정국의 '만능패(Wild Card)'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릴로의 가능성 일축에도 불구하고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민주당과의 연정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총선 결과 하원은 베르사니의 민주당이 제1당으로 선출됐지만 상원에서는 명백한 승자가 없는 상황. 그릴로의 오성운동(Five Star Movement)의 경우 양원에서 163석을 확보했는데, 민주당이 상원서 제1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연정을 구성하기에 충분한 의석을 갖고 있다.
특히 오성운동 득표수는 868만 9000표로 전체의 25.6%를 차지, 소수정당과 연합한 민주당의 단일 정당 득표수 864만 4000표를 앞지른다. 단일 정당으로는 오성운동이 최다 득표수를 차지한 것.
상원 의석수가 아쉬운 민주당의 베르사니는 총선 결과 집계 후 그릴로에 조심스레 연정을 제안했고, 일단 그릴로는 어떠한 당과도 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하지만 27일 자 뉴욕타임즈(NYT)는 그릴로가 베르사니의 손을 뿌리치긴 했지만, 오성운동이 내세운 정치 개혁들을 주도해나가기 위해서는 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NYT는 어떠한 연정도 도출되지 않아 정부구성이 실패할 경우 이탈리아는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고, 이 경우 오성운동이 추진하려던 ‘반체제(anti-establishment), 친변화(pro-change) 플랫폼’을 만들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릴리니(Grillini)’로도 불리는 그릴로 정당 구성원들 중에는 실직 대학원생, 교사, 노인복지 종사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구성이 보여주듯 오서운동은 이번 총선에서 기존 정치인들이 주를 이루는 다른 정당들과는 달리 민심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의 정치 자체를 변화하고자 하는데, 특히 국정 운영을 더욱 투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성운동은 의회에 상정된 법안들을 홈페이지에 올려 표결 절차 이전에 국민들이 검토하고 코멘트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의회 위원회에도 (국민들의) 완전한 접근을 허용하자는 주의다.
한편, NYT는 오성운동이 이 같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재선거를 실시하기 보다는 베르사니와의 연정을 구성한 뒤 의회에서 원하던 법안들을 밀어부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