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업체 인수는 시기상조"
[뉴스핌=김연순 기자] 다음달 가교저축은행 2곳 이상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헙공사는 가교저축은행 매각이 3년째 지지부진한 만큼 올해에는 기필코 매각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하지만 당국의 강한 의지 만큼 고민 또한 깊다. 대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인수의지가 강한 인수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다음달 중순 이전에 예성과 예한솔저축은행을 포함한 2~3개의 가교저축은행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현재 예보가 운영하는 가교저축은행은 예성과 예한솔, 예솔, 예쓰, 예나래, 예주 등 6곳이다. 이 중 지난 18일 영업을 시작한 예주저축은행은 이번 매각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주 초에 매각 주간사와 매수사 접촉 등 시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매각 일정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매각 가능성이 높은 순서로 2곳 아니면 3곳 정도의 가교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들 가교저축은행에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곳은 대부업체다. 러시앤캐시는 예쓰(2번)와 예한별저축은행 입찰에 세차례나 참여할 정도로 저축은행 인수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러시앤캐시 외에도 몇 곳의 대부업체가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러시앤캐시는 예쓰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 매각에 공식적으로 참여를 했을 뿐 아니라 시중저축은행에도 8군데 이상 실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한 러시앤캐시 외 다른 업체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업체들이 가교저축은행 인수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속내가 편치는 않다. 정작 적격 인수자로 고려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은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법적 자격조건이 되면 대부업체를 포함해 어떤 금융회사도 가교저축은행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간단치 않다. 대부업체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에 대한 의문 뿐 아니라 대부업체에 대한 국민정서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서법'이다.
지난해 일본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가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명의상으로는 대부업체가 아닌 J트러스트의 계열사인 KC카드가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입찰 참여 조건만 만족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대부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대부업체에 저축은행을 매각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