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이번주에는 새로운 어닝 시즌이 막을 연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알코아가 S&P500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 성적표를 내놓지만 투자자들은 금요일에 나오는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순익은 주택시장의 건강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1분기 어닝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톰슨 로이터의 자료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지난 분기 어닝은 전년동기대비 1.5% 늘어나는데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초 전망치인 4.3% 성장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수치다.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은 경기둔화를 이유로 기대치를 한껏 낮추었고 그러다 보니 네거티브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로 이번 어닝 시즌의 경우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 기업들의 수가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회사들에 비해 무려 4.7배가 높다. 이는 2001년 3분기 이후 최고수준에 해당한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저히 깰 수 없는 높은 성장 전망을 제시해가며 으스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전망치를 내밀었다가 혼쭐이 나는 수도 있다. 한 예로 F5 네트웍스는 지난 목요일 정부 상대 매출 감소를 이유로 제시하며 순익 경고를 발령했다가 5일(현지시간) 경계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한꺼번에 내던지는 바람에 시가총액의 20%가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
과거 분기에는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이 순익에 우선했다. 보다 강력해진 경제가 퍈매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1분기 경제가 그저그런 성장세를 보인 점으로 미뤄보아 투자자들은 매출보다는 이윤에 주안점이 둘 것으로 보인다.
어닝시즌은 시장에 촉매제를 제공하겠지만 '황소'를 밀어내는데 기여할 것인지 '곰'을 막는데 보탬이 될 것인지는 뚜껑을 열어 보아야 안다.
시장은 지난 주 랠리를 이끌어갈 동력을 일부 상실했다.
지난 1일(월) 부진한 내용의 3월 ISM 제조업지표가 발표된 데 이어 지난주 예상을 하회하는 ADP 민간고용지표와 ISM 서비스업지표, 월간고용지표가 연이어 나오면서 미국 경제의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지난 화요일 사상최고종가를 작성했으나 최근의 성장세는 방어주가 주도했다. 경기에 민감한 순환종목에서 경제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을 때 선전하는 경향을 보이는 방어주로의 갈아타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기다랴온 시장조정이 가까웠음을 시사한다.
지난주 러셀2000지수가 3% 하락한 것도 이같은 추세를 확인해준다.
이번 주의 와일드 카드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정책회의 의사록 공개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채권매입 프로그래의 지속성과 규모에 관한 내부 논의를 확인하기 위해 의사록 내용을 곱씹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실망스런 월간고용지표로 경기부양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금이 갔기 때문에 회의록에 설사 규모 축소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하더라도 시장을 패닉상태로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 열두차례 이상 잡혀 있는 연준 정책의원들의 연설은 투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소비자 지표를 제외하곤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거시지표나 이벤트가 없다.
소매판매는 지난달 1.9%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전 동기에는 2.9%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