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강화 + 차명계좌단속 + 북한 리스크 이유
[뉴스핌=홍승훈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금 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만 유독 수요가 늘고 있다. '강남 큰 손'이라는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골드바(Gold Bar) 매수 주문이 크게 증가 추세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골드바 판매를 개시해 한달만에 20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 기간 판매량은 총 1139건, 186억원 어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떨어지자 골드바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투자목적보다는 보험용으로 들어오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민은행만의 현상이 아니다. 앞서 골드바를 취급해온 신한은행과 삼성증권 역시 최근 골드바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고 판매량도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정승희 지점장은 "요즘 골드바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아졌다"며 "가격이 떨어지면서 싸게 사들이자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골드바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골드바를 취급 중개하는 삼성증권도 마찬가지. 삼성증권 관계자는 "3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 골드바 판매가 다소 늘고 있다"며 "은행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고객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해왔다.
자료 : 신한은행 |
정 지점장은 "최근 몇년 동안 달러약세가 되면서 골드 전망이 좋아 자산배분 차원에서 골드바를 찾는 이들이 늘었는데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금값 하락속에서도 여전하다"며 "최근 북한 리스크가 부각된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엔 골드통장 보다 실물인 골드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는 것이 특징이다. 부가세 10%에 실물제작비용 4~5%를 더하면 15%에 가까운 추가비용을 내야함에도 불구하고 양도소득세 면제 등의 혜택이 고액자산가들로선 골드바를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이유다.
대형증권사 한 자산관리본부장은 "최근 중소기업 오너나 고액자산가들을 만나보면 투자나 자녀에게 증여하기 보다는 회사 매각이나 정리에 관심이 많다"며 "새정부 들어오면서 세제정책이 강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 골드바가 안정적이고 무난한 재테크 수단으로 재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결국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새정부 경제정책이 부자들로 하여금 양도나 증여가 손쉬운 골드바로 몰리게 한다는 것. 이에 금값은 떨어지지만 고액자산가들은 보험용, 자산배분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골드바를 보유하려는 심리가 높아졌고 은행 등 금융회사들 역시 이에 대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전일 기준으로 골드바 1kg의 매매가격은 5500만원 안팎으로 실물 매수시 여기에 부가가치세(10%)와 실물제작비 등의 수수료 4~5%를 추가부담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