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J 공격적 통화완화정책 따른 판도 변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투자의 리스크를 거듭 강조했던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국채 비중을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의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자산시장의 판도 변화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는 간판급 상품인 토탈 리턴 펀드의 미국 국채 비중을 2월 28%에서 3월33%로 상당폭 확대했다. 다만, 미국 모기지 채권의 비중은 같은 기간 36%에서 33%로 축소했다.
그로스는 미국 국채 비중을 늘린 데 대해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완화정책을 근거로 제시했다. 일본은행(BOJ)이 자산 매입 규모를 두 배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양책을 추진키로 한 데 따라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기회를 찾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그로스는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가 BOJ의 부양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스는 “BOJ가 엔화를 찍어낸 데 따라 일본 금융권이 자금을 국내 국채시장에서 해외로 이전, 매일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유동성이 쏟아지고 있다”며 “미국 투자자들이 보기에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지극히 낮은 수준이지만 일본 투자자들에게는 125bp의 추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BOJ가 실제로 자산 매입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는 명확한 답이 제시되지 않은 문제지만 일본 금융권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독일, 프랑스의 국채를 매입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이들 국채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한편 BOJ 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방출에 대해 그로스는 여전히 비판적이다.
그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이른바 ‘머니 프린팅’이 주식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에 에너지 음료와 같은 단기적인 기분전환을 제공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음료가 단기적으로 기분을 향상시킬 뿐 실질적인 에너지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화를 자초하는 행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