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봉이 지난해 1230만달러로 집계, 일반 사원보다 35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CEO 가운데 지난해 최고의 연봉을 받은 인물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으로, 961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AFL-CI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기업의 일반 사원은 3만4645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CEO의 연봉은 평균 1230만달러로 354배 높았다.
한 해 동안 961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크레디트 액셉턴스의 브렛 로버츠와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의 데이비드 자슬라브ㅏ 각각 5430만달러와 5000만달러로 2~3위에 랭크됐다.
이번 AFL-CIO의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애플 CEO인 팀 쿡의 연봉이 급감한 점이다. 쿡의 지난해 연봉은 420만달러로 2011년 3억7600만달러에서 약 99%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주식 관련 장기 보상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쿡의 연봉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라 지난해 전체 CEO의 연봉은 2011년에 비해 5% 감소했다.
한편 CEO와 일반 사원 간의 연봉 차이는 최근 수년간 크게 벌어지는 추이다. 지난 1980년 42배에 불과했던 연봉 차이는 2000년 525배로 정점을 이뤘고, 금융위기를 전후해 대폭 축소됐으나 최근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위기를 벗어나면서 고액 연봉자의 소득이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고용시장 한파가 지속된 데 따라 일반 직원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대표는 “미국 노동자의 임금은 경기 회복 조짐에도 정체된 상황이며, 빠듯한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 CEO의 연봉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투명하게 알려지지도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AFL-CIO는 적어도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CEO의 연봉 총액과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관련 규정 마련에 나섰으나 기업의 강력한 로비에 따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