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뉴욕증시가 사상 최장기간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과거 2000년과 같은 흥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지만 부의 효과에 따른 가계 소비 증가는 엿보이지 않는다.
#라스베가스의 주택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반색하지 않는다. 압류 주택이 2만건을 웃돌고 실업률이 10%에 이르는 지역의 집값 급등이라니 자연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식과 부동산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불마켓과 달리 가격이 오를수록 투자자들은 오히려 회의적인 표정이다.
2000년 당시에도 저금리와 팽창적 통화정책이 주가 상승의 불을 당겼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았다. 반면 최근 주가 랠리에도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회복의 부진과 유로존 침체를 직시하고 있으며, 펀더멘털보다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자산 가격 띄우기의 결과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주가 강세에도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가 실시한 투자자심리 조사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들의 강세장 기대가 31%를 기록해 7주 연속 역사적 평균치인 39%를 밑돌았다.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모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증시에서 강세장이라는 인식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며 “주식시장이 오르기는 하지만 방어주가 상승을 이끄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T3 트레이딩 그룹의 스콧 레들러 전략가는 “역대 강세장 가운데 이번처럼 투자자들에게 반감을 사거나 관심을 얻지 못한 경우는 드물었다”며 “경기가 부진하지만 오히려 무관심 때문에 주가는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가들은 실수요자보다 월가의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집값 상승이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다.
월가의 머니매니저인 제이슨 아더는 “일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지역의 주택시장은 월가의 투기자들이 빚은 결과”라며 “이들은 누군가에게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블랙스톤과 콜로니 캐피탈 등 사모펀드가 사들인 단독 주택은 지난해 5만50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값싼 자금에 기댄 주택 가격 상승이 건강한 추세와 거리가 먼 것은 물론이고 실수요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내는 구축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