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항소심 5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는 29일 최 회장 형제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다음달 3일까지 김 전 고문의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증인 신청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최 회장의 변호인에게 “김 전 고문에 대한 주소가 파악되지 않는다면 증인 신청을 취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 회장 변호인 측은 “현재 중국 주소지를 파악 중이고 국내 주소지에 소환장을 전해줄 수 있는 가족이 기거하고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취소 여부는 다음 공판인 3일에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드리면서 결국 김 전 고문의 증인 소환 여부는 다음 공판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사실 항소심 초반에는 김 전 고문의 증인 소환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최 회장 형제가 모두 진술을 번복하면서 김 전 고문을 펀드자금 유용의 배후로 지목했기 때문. 가장 핵심적인 진술이 가능한 것도 바로 김 전 고문이었다.
심지어 김 전 고문이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1심 재판 이후에도 연락을 취하거나 만났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인 소환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재판부가 절차상의 이유로 연락처가 아닌 주소를 요구하면서 증인 소환 문제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최 회장 측이 불과 5일 남은 다음 공판까지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결국 증인 신청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현재까지 공판 진행에서 상황은 최 회장 측에 썩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 회장 형제가 1심의 진술을 모두 뒤집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이들이 펀드 인출의 배후로 알고있었다는 진술을 한 탓이다.
김 대표는 심지어 최 회장이 펀드 인출의 결정권자였고, 최 부회장은 아예 횡령을 상의했다고 증언했다.
때문에 SK그룹 안팎에서는 오는 6월 3일 공판에서 김 전 고문의 증인 채택 여부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향후 공판과 김 대표의 증언을 뒤집을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측 변호인에서 김 전 고문을 계속 물색해왔던 만큼 내달 3일까지 주소지를 알아낼 수 있을지, 알아내더라도 증인 소환을 설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김 전 고문의 증언 여부에 재판은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일로 예정된 공판에서는 김 대표에 대흔 검찰 측의 증인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