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갤럭시S4의 판매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외국계 리포트가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수난을 겪고 있다. 물론 JP모간, 모간스탠리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에 맞서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반기를 드는 형국이다. 삼성전자측도 "판매속도는 예정대로 가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시장의 관심사는 갤럭시S4의 판매속도다. JP모간은 지난 7일 분석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갤럭시 S4 판매 예상치를 연간 8000만대에서 6000만대로 낮췄다. 예상보다 판매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이미 알려진 사실", "과도한 우려", "사상 최대 실적 전망" 등의 코멘트를 내놓으며 주가 하락 방어에 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국내증권사들이 이미 갤럭시S4 올해 판매 예상치를 대부분 6000~700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는 만큼 JP모간의 보고서 내용이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JP모간에 이어 모간스탠리도 11일 갤럭시S4의 판매속도 둔화를 거론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80만원에서 175만원으로 낮췄다. 김 숀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 갤럭시S4의 부품 주문량은 평범한 수준”이라며 “올해 갤럭시S4 출하량 예상치를 기존 7100만개에서 6100만개로 하향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가 출시되기전 내부적으로 1억대 판매 목표치를 세워놨다. 당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4 판매 목표는 내부적으로 1억대로 잡았다"며 "글로벌 경영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1억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내부 목표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3월 14일 삼성전자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갤럭시S4의 월평균 출하량을 1000만대 이상으로 예상하며, 출시 후 9개월간 1억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외국계 리포트로 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낸 뒤 갤럭시S4 판매 목표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목표치를 제시한 적은 없다”며 “(당시) 외부에서 그렇게 전망한 것들이 기사화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잘못하면 시장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계 리포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갤럭시S4의 판매수치를 공개한 것은 지난달 23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갤럭시S4를 1000만대(공급기준) 팔았다고 밝혔다. 출시 1개월도 채 지나기전이다. 역대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3의 경우 1000만대 판매까지 50일, 갤럭시S2는 5개월, 갤럭시S는 7개월가량 소요됐다.
지난달 23일 이후 판매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판매속도 변화에 대한 질문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속도는 예정대로 가고 있다”며 “의미있는 수치가 나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억대'라는 수치는 이미 시장에서는 물론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다소 무리한 수치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3회 호암상 시상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억대 목표치는 유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마음속에 있다(웃음). 아직 먼 얘기이기 때문에..”라며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