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지나치다" 시각 대두
[뉴스핌=한기진 기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등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증권가에 짙어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2.02% 하락한 135만7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째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7개월래 최저치다.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9500억원어치를 팔았고 이중 삼성전자에 3342억원이 집중됐다. 지난 7일 4537억원을 매도한 이후 이날까지 6일까지 매도금액은 1조9288억원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삼성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 실적 전망도 좋고 반도체 경쟁업체인 하이닉스 주가가 괜찮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회의적이고 이에 따라 지분율이 높은 삼성전자가 매도세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시장의 문제이지 삼성만의 것은 아니다”면서 “실적이 좋아 주가가 더 내려가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정치 경제의 취약점과 지나친 삼성 의존도를 알고 있어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삼성을) 한국경제의 정점으로 보고 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가 변곡점도 안갯속이고 실적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간에 매도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2분기 실적이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겠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나쳐 반등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다만 “6개월 후에는 주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급락이 지나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렉스 칼럼을 통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예상은 할 수 있었지만 납득할 수는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FT는 "경쟁 격화로 마진 감소가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앞으로 2년간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책임질 정도로 비중이 높다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특히 마진 감소의 경우 애플처럼 단일 제품만을 내놓는 회사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반면 삼성은 이미 갤럭시 시리즈처럼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어 마진 방어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FT는 삼성전자의 매출, 목표가 하향 분석을 내놓은 JP모건과 모건 스탠리를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칭하며 "증권사들의 리포트로 주가가 급락해 주식 시장을 혼란시켰던 대상이 지금까지 노키아, 애플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