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이후 처음으로 GDP 목표 미달할 듯
[뉴스핌=권지언 기자] 중국이 최근 불거진 신용경색 위기에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대형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중국 경제 전망을 인용, 10여 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신용경색 위기로 리커창 총리가 지난 3월 제시한 목표 성장률인 7.5%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은행들의 자금 경색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은행간 대출시장 금리는 급등세를 연출하는 등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주요 금융회사들은 신용경색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앞서 바클레이즈와 HSBC에 이어 이날은 골드만삭스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정부 목표치인 7.5%보다 낮은 7.4%로 내려 잡았다.
핌코 소속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대표 라민 톨로우이는 6월 투자자 노트에서 향후 5년에 걸친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7.5% 수준으로 낮췄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루이스 쿠이는 중국의 이전 지도부의 경우 성장률 목표는 여건에 관계 없이 무조건 달성해야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현 정권은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명성을 얻을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신용경색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중국의 경제정책 추진과 관련한 국민들의 신뢰는 이미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경시할 경우 신뢰는 더욱 바닥으로 떨어질 지 모른다는 점이다.
전날 인민은행이 때와는 맞지 않게 유동성 상황이 “합리적 수준”이라고 언급한 점 역시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호주 뉴질랜드 은행연합(ANZ) 소속 리우 리-강은 “중국 당국이 7.5%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시장과 지방정부 지도부, 금융 기관들로부터 모두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앞으로 당국이 나서서 뭔가를 얘기했을 때 시장이 이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신뢰 문제는 당국이 상당히 중요하게 고려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에버브라이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슈 가오는 리커창 총리를 필두로 한 중국 당국이 성장률이 목표치인 7.5% 달성은 둘째 치더라도 7%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은 막으려 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총리 취임 첫 해인데 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것이 보기가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