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정부가 회사채 시장 정상화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면서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해운, 조선, 건설 등 불황업종은 물론이고 기업전반의 자금조달 애로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기회에 중장기 방안까지 나와 회사채 시장이 체질 개선을 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5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채권안정펀드 재가동,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담보부사채제도 개선, 하이일드펀드 활성화까지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모든 수단을 검토 중이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요동치던 회사채 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더욱 불안해 지는 가운데 전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간부회의에서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과 적기 시행 대비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중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은 총 19조8555억원에 이르고, 8월 3조원대에서 9월 4조원대로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해운과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은 회사채 차환도 어려운 형편으로, 특히 A- 등급이하 한계등급 회사는 회사채 금리가 9%선을 넘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경색된 채권시장 완화를 위해 만든 채권안정펀드의 재가동을 논의하고 있다.
당시 은행, 증권, 보험권에서 출자해 5조원 규모로 출범하고 신용등급 BBB+ 의 회사채와 P-CBO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채안펀드는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올해말까지 만기가 남아있는 상태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도 거론된다. 2000년말 현대사태의 여파로 생긴 회사채 시장의 경색을 해소키 위해 2001년에 시행된 바 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부활되면 KDB산업은행이 대상 회사채를 인수하고, 이를 신용보증기금 등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에 편입시키게 된다.
다만 대상 업종이 특정되기 때문에 WTO에서 정부특혜를 문제삼는 등 다시 시행하는 데는 손질이 필요한 상태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P-CBO확대와 담보부사채 제도개선, 하이일드 펀드 활성화 등 손에 닿는 모든 수단을 책상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하지만 현재의 회사채 시장 상황은 이런 방안들이 시행됐던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유동성 부족이 일시적이었다면 지금은 장기간 지속돼 온 업황부진으로 유동성 부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언제 또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시행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고 단지 회사채 시장 상황을 면밀한 모니터링 중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세세하게 현재의 상황과 부합하도록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대기상태로 현 단계에서는 어떤방안을 어떻게 언제 시행할 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과거의 효과가 현재에도 있을 지 질문해보고 순차적으로 할지, 한꺼번에 할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 정책효과까지 고려해서 구체적인 내용과 시행시기를 잡겠다는 의미다.
한국채권투자자문 김형호 대표는 "과거에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 수단들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선택되느냐보다는 언제 실행되는가가 더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즉효를 발휘할 것이지만, 이번 기회에 담보부사채 제도 보완, 하이일드펀드 활성화 및 세제혜택 등 장기적인 체질개선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중장기 시장체질 개선책까지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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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490명 더 뽑는다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2027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이 3548명으로 늘면서 전년보다 490명이 증원된다. 이에 따라 의대 합격선 하락과 재수 이상 'N수생' 증가, 상위권 자연계 입시 재편 등 입시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열린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따르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이 현행 3058명에서 490명 늘린 3548명으로 확정됐다. 2028·2029학년도에는 613명, 2030·2031학년도에는 813명씩 증원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부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오늘 확정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제7차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한 뒤 브리핑을 진행해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교육현장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6.02.10 mironj19@newspim.com
2027학년도 증원분 490명은 비서울권 32개 의대를 중심으로 모두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되며 해당 지역 중·고교 이력 등을 갖춘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구조다.
입시업계는 이번 정원 확대가 '지역의사제' 도입과 맞물려 여러 학년에 걸쳐 입시 전반을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증원은 현 고3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향후 5개 학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로 합격선 컷이 약 0.3등급 낮아졌으며, 이번 증원도 최소 0.1등급가량 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역권 대학의 경우 내신 4.7등급대까지 합격선이 내려오기도 했다.
합격선 하락은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와 'N수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생기면 최상위권은 물론 중위권대 학생까지도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7학년도 입시가 현행 9등급제 내신·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이미 내신이 확정된 상위권 재학생들이 반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의사제 도입은 중·고교 진학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전형 대상 지역의 고교에 진학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서울·경인권 중학생 사이에서는 지방 또는 경기도 내 해당 지역 고교 진학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 일반 의대와 지역의사제 전형 간 합격선 차이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원 단계부터 일반 의대를 우선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동일 학생이 두 전형에 합격하더라도 일반 의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사제 전형의 합격선은 다소 낮게 형성되고 중도 탈락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형 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490명 증원 인원 전체가 일반 지원자에게 해당되지는 않으며 지역인재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눠 보면 실제 전국 지원자에게 영향을 주는 증원 규모는 약 200명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3년간 입시에서 모집 인원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전형은 수시 교과전형, 특히 지역인재전형이었다"며 "이번 증원에서도 교과 중심 지역인재전형의 모집 인원 증가 폭이 전체 입시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eng0@newspim.com
2026-02-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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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뭉칫돈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발행한 '100년 만기' 채권이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00년 뒤에나 원금을 돌려받는 초장기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재무 건전성과 AI 패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영국 파운드화로 발행한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6900억 원) 규모의 100년 만기 채권에 무려 57억5000만 파운드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알파벳은 3년물부터 100년물까지 총 5개 트랜치(만기 구조)로 채권을 발행했는데, 그중 100년물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1850억 달러로 잡고 AI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날 미국 시장에서도 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력한 수요 덕분에 발행 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 또한 스위스 프랑 채권 시장에서도 3년에서 25년 만기 사이의 5개 트랜치 발행을 계획하며 전방위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100년 만기 채권은 국가나 기업의 신용도가 극도로 높지 않으면 발행하기 어려운 '희귀 아이템'이다. 기술 기업 중에서는 닷컴버블 당시 IBM과 1997년 모토롤라가 발행한 사례가 있으며, 그 외에는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노퍽서던 등 전통적인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바 있다. 기술 기업이 100년물을 발행한 것은 모토롤라 이후 약 30년 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1 mj72284@newspim.com
◆ "알파벳엔 '신의 한 수', 투자자에겐 '미묘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초장기채 발행이 알파벳 입장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루노 슈넬러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채권 발행은 알파벳 입장에서 영리한 부채 관리"라며 "현재 금리 수준이 합리적이고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 근처에서 유지된다면 알파벳과 같은 기업에 초장기 조달은 매우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알파벳의 견고한 재무제표와 현금 창출 능력, 시장 접근성을 고려할 때 100년 만기 채권을 신뢰성 있게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장기채는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듀레이션 리스크)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HSBC은행의 이송진 유럽·미국 크레딧 전략가는 "AI 산업 자체는 100년 뒤에도 존재하겠지만, 생태계가 5년 뒤에 어떤 모습일지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업 간 상대적인 서열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금리 상승기에는 초장기채의 가격이 급락할 위험이 있다. 지난 2020년 오스트리아가 표면금리 0.85%로 발행한 100년 만기 국채는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액면가의 30%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두고 슈넬러 파트너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 이 채권의 매력은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mj72284@newspim.com
2026-02-11 0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