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코스피가 프로그램 매매 방향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다.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얼마되지 않아 매매 주체의 조그만 움직임에 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에 비해 지수 하락이 제한적으로 나타난 점은 다소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1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1포인트(0.64%) 하락한 1875.4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하락 출발한 이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세를 따라 줄곧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외국인의 개별종목 순매수와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외국인이 6일 만에 매도로 나서며 1133억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6억원, 1146억원 순매수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에서 각각 830억원과 2420억원으로 모두 매도 우위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제와 반대 양상"이라며 "어제는 프로그램이 대량 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으나, 오늘은 매도로 돌아서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거래대금이 3조5000억원 수준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 그리 크지 않은 물량에도 지수 반응이 민감했다"고 설명했다.
거래대금이 약 4조원을 기록한 전날에는 PR 순매수가 4240억원 가량되면서 지수를 1% 정도 끌어올린 바 있다. 전날 사들인 4240억원 가량의 순매도 물량 중 이날 다 처분하지 못한 물량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도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하자면 지수가 장 중에 계속 내려갔어야 한다"며 "오늘 프로그램 매도는 지수를 끌어내렸다기 보다 오르지 못하게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왝더독(Wag the dog :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종의 주객전도 현상)'이라고 보기엔 조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프로그램 매도 물량에 비해 지수 낙폭이 작았다"며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개별종목 매수 및 연기금의 매수세 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시장이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이 판 것 만큼 지수가 안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 상승에 힘입어 전기가스업종이 2.58% 뛰었고, 의약품과 통신업종도 1% 가량 올랐다. 그 외 운수장비업종이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전 업종이 내렸다.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유통, 금융, 증권 그리고 보험업종이 1% 대 낙폭을 보이며 특히 약세를 띠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도 하락세가 우세했다. 삼성전자가 2.12% 내리며 하루 만에 다시 130만원 대가 무너진 것을 비롯해 롯데쇼핑과 KT&G 등도 2% 이상 떨어졌다. 반면, 한국전력은 국민연금이 지분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3.39% 급등했고, SK하이닉스 외국계 매수에 힘입어 2.10% 올랐다.
당분간은 우리 시장이 약세 구조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센터장은 "크게 3개 시장으로 나눠보면 미국 시장이 제일 좋고, 유럽 시장이 그 다음 그리고 이머징이 마지막"이라며 "당분간은 이런 구조를 탈피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증시는 박스권이 한 단계 내려간 셈"이라며 "지난해 박스권이 1800~2050p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1700(또는 1750)~1900p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26포인트, 0.05% 내린 541.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당분간은 중소형주보다 저(低)PBR의 대형주 중심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