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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녹우당 종손

기사입력 : 2013년08월26일 08:31

최종수정 : 2013년08월25일 22:08

앞 줄 오른쪽에서 일곱 번 째 분이 녹우당 종손.
해남윤씨 종손을 만나러 녹우당으로 향하는 길은 차분했다. 삼산벌에는 두륜산 금기운(金氣運)이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말하는데, 목은 계절로는 봄이며, 방위로는 동쪽이고, 색깔로는 청색이며, 물상(物相)으로는 나무다. 화는 여름, 남쪽, 적색, 불이고, 토는 중앙, 환절기, 황색, 흙이다. 금은 가을, 백색, 서쪽, 바위산이며, 수는 겨울, 북쪽, 흑색, 물이다. 계절적으로 가을 한복판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요즘은 금 기운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해남윤씨 종가인 녹우당은 풍수지리적으로 주산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안산 남주작과, 안산 너머 삼산벌 구릉이 다소곳이 조복하고 있는 대표적 명당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명당에 터를 잡고 양택을 지었으니 한 집에서 아버지의 아들, 그 아들의 아들, 아들의 아들들이 600년 가까운 세월을 탈 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내력에 우리의 족보문화가 자랑스러웠다.
 
녹우당 담장은 편안했다. 얕은 담장은 만만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호박덩이 같은 자연석을 생긴 대로 포개어 싼 '그렝이' 공법이어서 엄마 등에 업힌 것 같은 안서감을 준다. 

녹우당 당호는 고산 윤선도의 손자인 윤 공재의 친구이자 성호 이익의 형님인 옥동 이서가 쓴 동국진체의 글씨다. 뜻은 뒷산의 비자나무가 한줄기 바람에 스치면 우수수 봄비 내리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들 일행이 녹우당 안채 마당에 들어서자 18대 종손 윤형식님이 넉넉하고 해맑은 웃음으로 맞이해 주었다. 마당 뜨락에 ㅁ자 형태로 대열을 갖춘 우리들에게 종손은 집안 내력에 대해 한 뜸 한 뜸 설명해 주었다. 

"(해맑은 웃음을 띠며)반갑습니다. 제가 이집 18대 종손입니다. 우리 가문이 이렇게 한 집에서, 한 가계가 600년 가까운 세월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종부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금 우리 며느리가 40대인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 많은 제사를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잘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장손자도 때가 되면 이곳 녹우당에서 나처럼 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자 놈들 보면 문학과 미술계통에 특별한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백년이 지났어도 선조님의 DNA가 아직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 알 수 있습니다."

답사객들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도 해주고 기념사진도 기꺼이 찍어 주신 종손의 아버지 이미지는 국민 아버지 최불암 보다 훨씬 더 국민 아버지 같았다. 우리들은 더 할 수 없는 편안함을 느끼며 녹우당 이 곳 저 곳을 마치 큰아버님 댁에 놀러온 아이들처럼 재잘대며 기웃거렸다.

녹우당을 나와 뒷산 비자나무 숲을 거닐며 다시 한 번 윤 고산과 그의 손자 윤 공재의 문학과 예술을 곱씹어 보았다. 그것은 고고한 귀족문화가 아니라, 깨개갱∼, 더엉더엉∼, 깨개갱 ∼ 더엉더엉 쿵∼ 하며 풍장치고 굿 놀이하는 평범한 사람문화였다.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누우런 들판엔 가지색 애저녁 어둠이 내려 앉고 있었다. 그리고 내 속 뜰엔 케케묵은 것이 아닌 켜켜히 쌓여 온 전통 문화가 곰삭을 대로 곰삭아 '투∼욱'하며 끝내 터져버리고 있었다. 속 시원함이 개운하게 밀려왔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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