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제조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국내로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건비와 운송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에 생산 설비를 뒀던 제조업계에 변화의 조짐이 점차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신흥국의 인건비 상승과 기술력 부족 등을 배경으로 경영 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이다.
(출처:AP/뉴시스) |
24일(현지시간) 보스톤 컨설팅 그룹이 지난 8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계 경영자들 가운데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거나 이를 검토중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3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 결과인 18%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연간 매출액이 10억달러 이상인 216개 미국 기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에서 이미 13%의 기업이 이미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했거나 이를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년 이내에 미국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영자가 8%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17%에 달했다. 이밖에 이전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이들이 17%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월풀 캐터필러 등 상당수의 미국 대기업이 최근 1~2년 사이 생산 시설을 이머징마켓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상품을 판매하는 지역에 생산 시설을 세워 물류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한편 유통 채널을 간소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때문에 미국 대기업들이 신흥국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임금 인상 폭과 압박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다 운송비 상승이 뚜렷한 만큼 더 이상 이머징마켓 현지 생산이 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셰일 가스 개발의 활황 역시 제조업계의 생산 시설 미국 이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판단했다.
에너지 비용이 대폭 줄어들면서 미국 현지 생산이 유리하다고 밝히는 제조업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기술력과 직원들의 애사심, 세금, 금융 여건 등이 제조업의 생산 시설 이전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업종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라고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전했다. 스마트폰 조립과 의류 재봉 등은 인건비와 정부 규제 측면에서 여전히 신흥국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