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앨러간과 대규모 계약...구체적 내용은 비공개
[뉴스핌=정경환 기자] 메디톡스가 국내 바이오업계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26일 미국 앨러간(Allergan)과 현재 개발 중인 신경독소 후보 제품에 대해 3898억160만원(3억62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계약금 6500만달러, 미국 등 주요 국가 허가 시 최대 마일스톤(단계별 성공 보수) 1억1650만달러 그리고 일정 매출액 달성 시 최대 판매 마일스톤 1억8050만달러 포함한다.
이는 한국 헬스케어 업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으로 평가됐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리포트를 내고 메디톡스의 대규모 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료:삼성증권> |
이에 메디톡스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디톡스 주가는 지난달 26일 계약 공시 이후 18.12% 올랐다. 계약 체결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지난달 17일 이후로는 47.24% 뛰었다. 이날도 한때 17만원을 넘어서며 다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의문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판매 중인 제품도 포함되는지 아니면 앞으로 나올 제품만 계약 대상인지 여부와 단계별 성공보수 요건 등이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상대방과의 계약 조건 상 공시를 통해서는 자세한 내용이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회사 측을 탓할 수만은 없다"며 "투자자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쪽에선 앨러간의 경쟁제품 죽이기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앨러간이 경쟁제품으로 인한 위협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계약을 추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즉, 앨러간이 향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는 메디톡스의 차세대 메디톡신 기술을 사들인 후 일부러 개발을 늦춰 사장시킬 수 있다는 것.
그는 "그 같은 상황을 대비해 요즘에는 판 기술을 되가져올 수 있도록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그런 내용 조차 현재로선 알 수 없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 외에는 알지도 못하고, 밝힐 수 있는 바도 없다"면서 "증권사가 내 놓은 리포트들의 내용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닌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일 뿐,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힌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