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수장에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물인 재닛 옐런 부의장을 지명, 양적완화(QE)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9일(현지시간) 섣부른 ‘출구전략’에 대해 경고했다.
연준이 때 이른 긴축에 나설 경우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2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지난 5월 벤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언급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서 보듯 시장과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적기에 단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에 커다란 리스크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장기물 국채 수익률 상승 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1%포인트 클 것이라고 IMF는 경고했다.
이 같은 금리 폭등이 현실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킬 때 전세계 채권 포트폴리오의 자산 가치가 5.6% 증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손실액이 2조3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주식과 부동산, 외환 등 그밖에 주요 자산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감안하면 충격이 막대하다는 지적이다.
IMF는 연준의 출구전략과 시장과의 소통 문제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자산 매입 축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늦추더라도 일정 부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연준의 QE 축소 이전에 미리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IMF의 호세 비날 연구원은 “장기 금리와 시장 변동성을 통제하는 일이 대단한 난제라는 사실이 이미 확인됐다”며 “연준이 투자자들을 충분히 이해시킨 뒤 알맞은 시점을 택해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으면 지난 5월 발생한 시장 혼란과 변동성 확대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에 지명했다. 이에 대해 월가의 투자자들은 연준이 당분간 기존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