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1,066.4원..원화가치 10%↑=수출액 4.4%↓
[뉴스핌=이강혁 기자] 제조기업들이 원화 강세로 수출 감소 및 채산성 악화에 직면했다. 정부의 수출 금융 지원 확대 등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의 손익분기점은 1,066.4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현재(1일~8일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62.0원임을 감안할 때 주요 산업은 이미 적자구조에 직면한 것임을 시사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은 최근 20개월째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 추세 등을 감안, 현 수준 이하로의 추가적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익분기 환율 1,066.4원..펄프·종이·가구업종 가장 높아
전경련에 따르면 제조업 손익분기 환율은 1,066.4원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펄프·종이·가구(1,105.0원), 식품(1,091.7원), 기계·전기장비(1,087.5원), 석유화학(1,081.3원) 등의 순이다.
반면,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철강(1,048.3원), 비금속광물(1,037.5원)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1,050.0원 미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제조업 수출액은 4.4%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액 감소폭이 큰 업종은 펄프·종이·가구(7.5%), 전자·통신기기(7.5%), 식품(5.3%), 의약품(5.0%) 순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채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9%p 하락한다.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큰 업종은 섬유(1.9%p), 전자·통신기기(1.5%p), 철강(1.2%p), 기계·전기장비(1.1%p) 순이다.
다만 자동차는 미국·유럽(EU)·브릭스(BRICs)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 등 경쟁국과 경합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0.6%p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업계가 환율변동에 대응해 해외생산 확대 및 부품 현지조달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해 나간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비금속광물도 유연탄 등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아 원화강세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폭(0.6%p)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금융, 보증 확대 등 정책적 노력 필요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원가절감(36.0%),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21.1%), 수출단가 조정(14.0%) 등 자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다섯 곳 중 한 곳(19.3%)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수출 관련 금융·보증 지원(43.6%), 외환시장 개입(30.9%),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12.7%) 등이 보다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유 본부장은 "최근 원화강세는 달러화뿐 아니라 엔화에 대해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훼손이 우려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방어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