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일본의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 데 따라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가파르게 하락했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일축한 데 따라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환율전쟁의 불을 당긴 가운데 유로존이 패배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06% 상승한 101.09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급락했다. 유로/엔은 1.29% 오른 136.17엔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하락했다. 유로/달러가 0.22% 오른 1.3469달러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0.02% 소폭 내린 81.04에 거래, 보합권 움직임에 그쳤다.
엔화의 급락은 미국과 일본의 엇갈리는 중앙은행 정책 향방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의사록을 통해 자산 매입을 축소할 의사를 비교적 분명하게 밝힌 데 반해 일본은행(BOJ)은 부양책을 지속해야 할 상황”이라며 “양국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엔화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연준 회의 의사록에서 수개월 이내에 양적완화(QE) 축소가 단행될 가능성이 확인된 데 이어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가 테이퍼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래커 총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의 강연에서 QE의 실물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산 매입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가 내달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일 회의 이후 마이너스 금리 시행에 대한 입장을 바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주요 외신을 통해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0.1% 마이너스 금리 시행 가능성이 전해진 데 대해 대응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추가 부양에 나선다 하더라도 유로화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쿄 미츠비시 은행의 리 하드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존 경제 성장 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유로화가 탄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유로존이 환율전쟁의 패자라는 사실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스위스 프랑화에 대한 매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스위스 프랑화는 특히 장중 엔화에 대해 1% 이상 급등한 110.31엔에 거래, 최근 2개월 사이 최대폭으로 상승한 동시에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