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데다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룬 가운데 미국 국채가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개월래 최고치까지 오른 뒤 장 후반 내림세로 반전,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로존 역시 연준의 유동성 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에 따라 하락 압박을 받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내린 2.793%에 거래됐다. 장중 수익률은 2.841%까지 상승했으나 테이퍼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반 내림세로 돌아섰다.
30년물 수익률은 2bp 하락한 3.895%에 거래됐고, 2년물과 5년물은 보합권 움직임을 나타냈다.
10월 연준 회의 의사록에서 수개월 이내에 양적완화(QE) 축소가 단행될 가능성이 확인된 데 이어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가 테이퍼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래커 총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의 강연에서 QE의 실물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산 매입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가 내달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윌리엄스 캐피탈 그룹의 데이비드 코드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연말까지 연준의 행보를 둘러싼 관측이 꼬리를 물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이 실제 테이퍼링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실물경기의 보다 강한 회복 신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BNY 멜론 캐피탈 마켓의 댄 멀홀랜드 채권 트레이더는 “현재 국채시장은 과매도 상태”라며 “단기적으로는 반등의 여지가 엿보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는 적정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만1000건 감소한 32만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33만4000선을 밑돌았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0.2% 하락, 시장 전문가인 0.1%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저조한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유로존 국채시장은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연준 의사록에 따른 파장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bp 상승한 1.74%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2bp 오른 4.11%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도 1bp 오른 4.10%를 기록했다.
노데아 뱅크의 얀 본 제리히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유로존 국채시장의 하락 원인을 제공했다”며 “당분간 유로존 국채시장은 미국을 추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스페인은 35억유로 규모의 2017년 만기 국채를 평균 2.101%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올해 목표한 국채 발행액의 99.4%를 완료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