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데 따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른바 ‘리스크-온’ 심리가 번지면서 인도 루피화를 포함한 일부 이머징마켓 통화가 상승 흐름을 탄 한편 태국 바트화는 과격 시위가 확산되면서 하락 압박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28% 상승한 101.55엔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01.92엔까지 올랐다.
유로/달러는 0.30% 내린 1.3517달러에 거래,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29% 오른 80.89에 거래됐다.
유로화와 엔화의 움직임은 미미했다. 유로/엔은 137.26엔으로 약보합을 나타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과 서방국가가 10년만에 핵개발 의혹과 관련된 타협점을 찾았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한편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진 것.
이번 합의는 일시적인 타협안이지만 중동 사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게 진정됐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안드라 뱅크의 비카스 바두 트레이더는 “이란 사태가 일시적이지만 해결 국면을 맞으면서 리스크 선호 심리가 상승했다”며 “안전자산이 하락한 한편 유가 하락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통화가 강세 흐름을 탔다”고 말했다.
엔화와 관련,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0.9% 상승해 디플레이션 탈피 신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스티븐 세이웰 외환 전략 헤드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 가능성이 희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주택 지표는 부진했다. 이날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0월 잠정 주택판매 지수는 전월에 비해 0.6% 하락한 102.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잠정주택 판매는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에 부담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과격 시위자 10만여명을 체포하는 등 혼란이 한층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바트화는 달러화에 대해 0.7%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펀드는 태국 채권과 주식에서 이달 들어 21억달러 순매도했다. 미즈호 은행의 시로키 시게히사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태국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며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고 있고, 정치권 리스크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인도 루피화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강화된 데다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루피화는 달러화에 대해 0.6%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