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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 버냉키 vs. 김중수, 그리고 이성태

기사입력 : 2013년12월19일 10:19

최종수정 : 2013년12월19일 14:16

버냉키, 퇴임 전 큰 결정…한은 시그널링 '불분명'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이 위기 진화에 썼던 소화기를 이제 조금씩 줄여서 쓰기로 했다. 올해 마지막 열린 미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런 큰 결정을 했다. 

초유의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방어해야 했던 벤 S. 버냉키 연준 의장이 떠나기 전에 '큰 숙제'를 마쳤다고도 할 수 있다.

연준은 위기 이후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렸고, 금리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없어지자 비전통적인 수단인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 카드를 빼들었다. 꽤 신속한 결정들이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이런 행렬에 동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제 공조도 이뤄졌다.

버냉키 의장이 맞은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시장을 달래는, 안심시키려는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다. 그래서 늘 애매모호하게 발언했던 전임자 앨런 그린스펀과는 달리 명확한 통화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FOMC 이후에 기자회견도 갖기 시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테이퍼링 결정 이후 시장 반응. 뉴욕 증시 다우존스 지수는 뛰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출처=월스트리트저널)

따라서 양적완화라는 비상 조치는 빠르면 올해 안에 축소되기 시작할 것임을 시장에선 짐작하고 있었고, 18일(현지시간) FOMC에서 현재까지 월 850억달러씩 채권을 매입해 돈을 풀었던 양적완화 규모를 내년 1월부터 100억달러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반겼다. 물론 초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버냉키 의장은 곧 떠난다. 재닛 옐런 새 연준 의장이 내년 2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버냉키 의장이 그 전에 자신이 한껏 풀어제꼈던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기 시작할 것인가를 두고 관심이 모아졌는데 결과가 '역시나'였다는 점에서 '책임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 의장이 이런 숙제를 하는 건 부담이 크다. 자리에 오르자 마자 통화 완화 조치를 거둬들이기 시작한다는 건 말이다.

이렇게 예측 가능한, 혹은 시행됐을 때 설명이 가능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연준에 비해 우리나라 통화 정책의 방향지시등은 늘 그걸 보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해 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를 두고 만들어진 유행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인 것은 "왼쪽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2010년 9월로 돌아가 보자. 그 해 8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부터 김중수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저금리에 계속 기대선 안된다고도 했다. 어느모로 보나 금리를 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혀졌다. 

그런데 9월 한은 금통위 결정은 의외였다.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한 것이다. 이미 금리인상을 점치고 베팅했던 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 전부터 김 총재의 발언과 시장의 예상은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고 9월에 본격화된 '한은 쇼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10월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치인 3.0%를 넘어섰다. 3.7%로 4%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러자 시장에선 "이번엔 금리를 올리겠지"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통위 결과는 동결이었다. 곧바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은 총재는 난타당했다. 물가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까지 하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이었을까. 김 총재는 갑자기 매파로 돌변했다. 2011년 1월, 3월 금리를 올렸다.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자 '공조'하는 듯했다. 시장에선 그렇다면 5월에도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금리 동결. 김 총재는 비판을 의식한 듯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 적은 없다"라고 강변했지만 궁색했다. 심지어 이렇게도 얘기했다. 우회전 깜빡이를 켠다고 바로 우회전한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김 총재는 또 유럽 재정위기로 금리 인하론이 나올 때엔 금리 정상화를 고집해서 헷갈리게 했다. 

그 결과 이제 많은 사람이 김 총재의 발언에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그 전까지만 해도 시장 관계자나 기자들이나 금통위 결과 발표에 이어 곧바로 오전 11시쯤 열리는 한은 총재 기자회견에 귀를 기울였다. 중계방송까지 됐다. 그러나 이제는 "점심이나 먹으러들 가자"고 말하고 있다.

곰탕집에서 만난 김중수 한은 총재(왼쪽)와 현오석 경제부총리(오른쪽)
그렇다면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처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및 정부와 '찰떡 공조'를 보였나.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후배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곰탕을 같이 먹기도 했지만 경기 부양에 여전히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정부에 비해 한은은 뒷짐을 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독립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지난 18일 현오석 부총리는 한은 총재가 할 법한 발언을 공식 석상에서 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전례없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결정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우리 통화정책도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으로 읽혀져 시끌시끌했다. 기재부는 해명 자료를 내고 "경기회복을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은 지속될 필요가 있으나 미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하는 시점이 임박했음을 밝힌 것"이라고 했지만 이건 통화 정책의 수장이 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법한 발언이었다.

이 대목에서 한창 한은의 독립적 행보가 두드러졌던 전임 이성태 총재 때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당시 기재부를 이끌던 윤증현 전 장관과 이성태 전 총재는 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한은법에 명시돼 있었으나 잊혀져 있던 기재부의 열석 발언권, 즉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가 행사되기 시작했다. 

한은 내부에선 반발이 심했다. 한은이 다시 '남대문 출장소(정부가 좌지우지하려든다는 의미)'가 됐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허경욱 당시 기재부 제1차관이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금통위 분위기는 험악했다.

그런데 이를 돌려 말하면 이 전 총재가 그만큼 독립적인 한은, 독립적인 통화 정책에 애썼다는 얘기도 된다. 정부가 견제권을 쓰겠다고 했을 만큼 말이다. 뭐니뭐니해도 이 전 총재는 시장에 신호를 주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했던 이른바 '시그널링의 달인'이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최근 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은 것, 고민하지 않은 것은 결코 말하지 않는다"고. 꾹 다문 입매가 고집스러워 보였지만 한은이 어떻게 나갈 지에 대해선 예측해 볼 수 있었고,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있었던 그 때, 믿음은 있었다. 지금은 어디로 가려는 지를 도통 모르겠다. 모르겠는 채로 오래 흘러왔고, 김 총재의 임기는 불과 4개월 남았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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