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2013년 한 해 동안 퇴직연금펀드 시장은 몸집을 한껏 부풀렸다. 하지만 안전하고 꾸준하게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목표와 달리 성과는 기대에 다소 못미쳤다.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부터 이달 20일까지 퇴직연금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1.46%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펀드, 해외주식형펀드 등이 2% 대 성과를 낸 것보다 다소 부진한 성과다.
전체 169개의 펀드 중 연초 이후 마이너스 성과를 낸 펀드만해도 49개. 상황이 이렇다보니 펀드간 격차도 25%포인트 가량 벌어졌다.
개별펀드별로는 신흥국채권에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퇴직연금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 펀드가 연초 후 -7.48% 추락하며 가장 부진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퇴직플랜G 자 1(주식)'와 '미래에셋퇴직플랜자 1(주식)종류C'가 각각 -6.92%, -6.96%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와달리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N재팬40 자 1[채혼]'과 신영자산운용의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은 각각 18.26%, 16.46%로 선전하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펀드 전문가들은 투자자산마다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보니 펀드 성과도 자연스레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영업추진팀 차장은 "일본시장이 올 한해 활약하면서 일본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도 성과가 좋아졌다"며 "당분간은 엔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일본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펀드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퇴직플랜G펀드의 경우 해당 펀드가 편입하고 있는 브라질이나 중동아프리카 시장이 부진하면서 성과도 같이 떨어졌다"며 "투자하는 자산에 따라 부침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자산에 펀드의 결과를 맡겨놓는 사이 꾸준하고도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자금들은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연초 이후 퇴직연금펀드에 들어온 자금만해도 9172억원에 이른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펀드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문제는 퇴직연금펀드라고 해도 운용전략이나 목표가 상이한만큼 투자자들이 이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가입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운용사들이 퇴직연금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장기투자'만 외칠 경우 되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