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삼성전자, '금융전업가'에서 나온다"
[뉴스핌=김연순 기자] "무신불립(無信不立)"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올 한해 우리 금융이 고민하고 나아갈 바에 대한 화두로 '무신불립'을 꺼내들었다. 신뢰가 없이는 금융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금융이 처한 현재의 어려움, 사회적‧경제적 변화와 혁신의 요구에 대응해 두 가지 근본적 질문 중 하나로 "금융이 신뢰 받고 있는가?"를 제시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
신 위원장은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그 어떤 행위보다 엄중한 제재를 적용시킬 것"이라며 "만에 하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는 시스템 요소들은 없는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설치된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을 통해 불합리한 금융관행에 대한 실태조사와 개선 작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올해에는 그동안 진행된 기반 작업들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보호의 체감지수를 높이기 위한 과제들을 중점 발굴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위원장은 또 하나의 근본적 질문으로 "금융이 희망을 주고 있는가?"를 제시하면서 경제‧사회의 변화에 맞춰 금융의 역할도 변화와 재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 위원장은 "서민금융회사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유도하고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개선하여 금융의 온기를 보다 확대시켜 나가겠다"면서 "서민을 위한 '맞춤형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은 시장에서의 자율적인 서민금융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모험자본을 활성화하고 이를 창의적 기업과 연결하는 핵심고리인 기술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실물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 상반기 내에 기술정보의 공공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산재돼 있는 기술정보를 한 곳에 집중․관리하는 민관 공동의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범용성 있는 기술평가정보 뿐만 아니라 수요자 맞춤형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는 민간 기술신용평가기관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기술평가정보의 실질적 활용을 포함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신 위원장은 "금융 역할의 재정립에 맞추어 경쟁력 있는 '금융 고유'의 DNA를 가진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육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결국 금융전업가 중에서 나올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신 위원장은 "경쟁 제한적 규제 완화, 금융권 M&A 촉진,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 방안 등 새로운 경쟁의 판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미래 역동적 금융의 핵심 파트너는 금융에만 전념하는 '금융전업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험자본 활성화 등 창조경제의 융성을 위해서도 금융전업가의 육성은 불가피한 과제"라면서 "우리 금융에 대한 올바른 현실인식과 충실한 해외사례 연구 등을 접목해 구체적인 육성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