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亞 3국, 미래 위한 논의가 필요"
[뉴스핌=김동호 기자] 중국 정부가 설립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두고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3국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중국은 과거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한국과의 공동 대응 차원에서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안 의사의 기념관을 세웠다.
안중근의사 기념사업 한·중 협력 업무협약식 참석자들. [출처:뉴시스] |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정부는 함께 일본 관방장관의 망언에 대해 규탄하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기를 요구했다.
같은 날 우리 외교부는 논평을 통해 “안중근 의사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신 위인”이라며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존경받는 영웅”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어 “(안 의사가 저격한)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제국주의시대에 대한제국에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무력을 동원해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침탈을 주도했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짓밟고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해악을 끼친 원흉”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외교부는 “일본 지도급 인사들은 하루속히 과거 일본 제국주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겸허한 마음으로 역사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2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안중근은 역사적으로 저명한 항일 의사"라며 "일본 측 주장대로 안중근이 테러리스트라면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14명의 A급 전범들은 누구냐"고 반문했다.
또한 "안중근 기념관이 테러리스트를 예찬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본 지도자들이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중인 아베 총리. [츨처: AP/뉴시스] |
동북아지역 3국이 과거 역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3국 지도자들이 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한·중·일 갈등은 영원히 평행선을 그릴 수 밖에 없는 과제"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과제는 보류하고, 협조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일본과 한국 정부가 안 의사를 '사형선고를 받은 테러리스트',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헌신한 위인'으로 각각 평가하는 '간극'을 메울 수단은 찾기 어렵다"며 "역사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보는 것처럼 그것을 평가하는 사람의 위치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과 중국·한국이 안중근을 둘러싸고 의견충돌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툼뿐"이라며 "시민사회나 경제계에서는 새로운 호혜관계를 지향하려는 움직임이 싹트고 있는데, 정치 지도자들은 왜 '마이너스의 연쇄'를 끊을 수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사히는 "자국의 역사관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국내의 좁은 지지층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외교의 지평은 열 수 없다"며 "한·중·일 3국의 지도자들은 아시아의 미래를 그리는 이야기를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