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2014년은 하이트진로에 어느 해보다 각별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맥주시장의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숙제와 맥주시장에 도전장을 낸 롯데 맥주와의 경쟁을 치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하이트진로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 추세로 실적 악화라는 수렁에 빠졌다.
7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실적은 전반적 하락세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74% 감소한 1조897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5% 줄었다.
엔저 현상에 따른 자회사의 실적 악화와 투자주식 처분으로 인한 법인세가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맥주시장의 점유율 하락이다.
현재 맥주업계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40%까지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2년말 44% 대에서 대폭 빠진 수치다. 이에 반해 오비맥주는 점유율은 거의 60%에 육박하는 상황.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이트맥주가 55% 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권을 지키는 소주 실적은 엔저 현상으로 이렇다 할 성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의 핵심인 시장점유율 회복이 미미하고 과거보다 시장 지배력 약화되고 있다”며 “4분기 이익 증가도 일회성 비용 제거에 의한 것으로 실적 모멘텀 약하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더 큰 고민은 바로 올해다.
롯데그룹은 자사의 맥주를 올 상반기 중 처음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가진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의 거대 유통망을 감안하면 이는 하이트진로에게 적잖은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경쟁사인 오비맥주가 글로벌 맥주사 AB인베브에 인수된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오비맥주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재인수되면서 든든한 후원자를 얻게 됐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호가든, 코로나 등 글로벌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점유율이 상승 중인 수입맥주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롯데 맥주의 출범과 함께 맥주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라며 “고강도 프로모션 경쟁 양상으로 진행된다면 당분간 수익성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이트진로도 글로벌 맥주기업들과 ‘월드 비어 얼라이언스’를 맺으며 대응에 나서는 상황. 하이트진로의 소주 판매가 비교적 안정적인 점유율을 형성하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맥주 시장에 대한 하이트진로의 선택이 내년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