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직을 수락한 뒤 기자회견하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 [사진=AP/뉴시스] |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영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를 이끄는 전 일본 총리 모리 요시로(77)는 “영어는 적대국의 언어”라고 발언,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교도통신은 9일 소치동계올림픽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소식을 전하며 “조직위가 영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리 요시로 등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핵심인사들은 소치에서 가진 기자회견 당시 “조직위 인사들이 대부분 고령에다 영어를 못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진땀을 뺐다.
문제가 된 것은 직후 이어진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의 발언. 그는 “영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국이 사용한 언어”라고 해명했다.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은 “예전에는 야구를 할 때도 ‘스트라이크’와 ‘볼’을 ‘좋아’ ‘안돼’ 등 우리말로 순화해 썼다”며 “우리 세대에는 특별히 공부를 많이 한 사람 아니면 영어에 약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의 ‘적국’ 발언은 기자회견 후 파장을 일으켰다. 한 영어권 기자는 “적국이라는 표현은 불쾌하다”고 지적했고 미국인 기자는 “물론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위원장 말투는 농담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