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부산 화물선 충돌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량이 전남 여수 원유 유출사고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해양경찰서는 16일 부산 생도 남서쪽 2.8마일 해상 묘박지에서 발생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캡틴 밴젤리스 엘'호(8만8000t급)의 벙커C유 유출량이 237㎘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유출된 기름은 은색 및 흑갈색 오염군을 형성한 채 사고선박으로부터 남쪽으로 2.5마일 떨어진 곳까지 분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기름의 양은 여수 원유 유출량인 164㎘를 훨씬 웃도는 양이다.
부산해경은 기존 적재와 수급, 잔량 등을 고려해 237㎘ 가량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캡틴 밴젤리스 엘 호는 지난 15일 낮 12시 20분께 부산 생도 남서쪽 2.8마일 해상 묘박지에서 부산 선적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460t)로부터 연료유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오후 2시께 높은 너울성 파도로 두 선박의 선체가 부딪히면서 화물선의 왼쪽 8m(수면상 높이) 높이의 연료탱크 외판에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구멍이 뚫리면서 기름유출이 시작됐다.
당시 유류공급선은 440여㎘를 화물선에 공급했고, 화물선에는 1280㎘가 적재돼 있는 상태였다.
화물선에는 필리핀인 선원 17명이 타고 있었지만 부상은 없었다.
사고가 나자 부산해경은 오후 2시 20분부터 해경서 전 함정을 비상소집 출동을 지시하고, 인근 해경서에 경비함정과 유관기관, 민간 방제업체, 환경관리공단 등에 방제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경비함정 등 총 49척의 선박이 동원된 가운데 사고지점 주변 방제작업이 펼쳐졌다.
특히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2명(신승용, 이순형 경사)이 밧줄과 자석패드 등을 이용해 화물선에 매달린 채 2시간 넘도록 사투를 벌여 기름이 유출되는 구멍을 완전히 봉쇄했다. 이후 추가 기름유출은 없었다.
부산해경은 이어 오후 5시 20분께 방제대책본부를 꾸린 뒤 해군, 소방, 민간업체 등 총 66척의 함정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밤샘 방제작업을 펼쳤다.
16일 오전까지 연안 오염피해 신고사례는 없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부산해경은 매일 광범위한 항공감시를 통한 오염군 분포지역을 확인해 집중 방제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11개 민간방제업체와 선박 17척을 추가 동원해 총 74척의 함정·선박을 4개 편대로 구성해 효과적으로 방제작업을 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