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피아트 친퀘첸토 라운지를 처음 만났을 때 감상은 ‘장난감 차’였다. 이 차, 사진으로 본 것보다 더 작다.
2도어 스타일인 만큼 뒷좌석 좁은 것은 예상했지만, 이 사이즈면 미취학 아동정도를 태우는 것이 고작일 것 같다. 트렁크에는 골프백은 고사하고 유모차도 들어가기 힘들다. 작고 아담해서 예쁜 장난감처럼 보이는 이 차. 친퀘첸토를 직접 시승해봤다.
사실 친퀘첸토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짧은 사이즈를 자랑한다. 전장은 3550mm로 같은 경차인 스파크나 모닝보다 40mm가 더 짧다. 넓고 쾌적한 사이즈를 버린 대신 깜찍하고 스타일을 얻었다.
이 스타일은 친퀘첸토에 있어 큰 강점이다. 10가지 외장, 내장 컬러와 시트컬러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차량으로 변화할 수 있고, 다양한 액세서리로 자신만의 개성을 독특하게 연출할 수있기 때문. 아울러 맞춤형 키 포브와 시트 커버부터 루프 랙, 후드 그래픽, 보디 사이드 스트라이핑 등 150개가 넘는 순정 액세서리와 데칼 등을 활용하면 총 50만 가지의 다른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요컨대 나만의 친퀘첸토를 꾸밀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주행은 어떨까. 운전석은 뜻밖에 쾌적하다.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비좁지 않을 정도.
오히려 운전석에 앉게 되면 실내 디자인에 놀라게 된다. 미니에서 보았던 커다란 원형 계기판과 내장 컬러가 들어간 대시보드는 외관에서 느꼈던 아기자기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이번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왕복하는 200km 구간을 잡았다.
일단 차체가 크지 않은 만큼 운전하기는 무척 편하다. 차체가 작은 만큼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도 여유롭고 주차는 더욱 용이하다. 알파인(Alpine) 6 스피커 오디오 시스템의 묵직한 저음은 제법 드라이빙을 즐겁게 해줬다.
깜찍하고 앙증맞은 외관과 달리 주행에 들어가면 의외의 주행감에 놀라게 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웬만한 중형차 못지않게 튀어나가는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고속 구간에서도 시속 120km까지는 크게 힘들어하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친퀘첸토에는 피아트의 기술이 집약된 1.4L 16V 멀티에어 엔진과 전자제어식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102마력의 최고 출력과 4000rpm에서 최대 토크 12.8kg.m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전자유압식 흡기 밸브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상류의 공기 압력을 조절해 기존 엔진에서 손실되는 약 10%의 잠재에너지를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 때문에 16V 멀티에어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가 각 10%, 15% 증가됐다.
거친 엔진소리는 다소 시끄럽게 느껴지지만 경차 특유의 가볍고 날카로운 소음이 아니라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작은 차체와 가벼운 핸들링 때문에 코너링은 다소 불안하게 느껴졌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배기량이 경차와 비교해 다소 큰 것을 감안하더라도 복합연비 12.4km/ℓ의 연비는 작은 차체에 비해 과해 보인다. 특히 엔진 배기량이 1000cc가 넘어 경차할인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도 옥의 티다.
개인적으로 친퀘첸토는 여성 운전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작고 아기자기한 차체의 매력은 물론, 운전하기 편한 차라는 장점은 분명히 여성에게 가장 어필할 것 같다. 아울러 여성 운전자라고 깔보는 택시 정도는 거뜬히 추월할만한 성능을 지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