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위안화 가치하락으로 중국 기업들이 투자손실을 입는 등 위안화 환율 '파동'의 여파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중국 본토와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의 가치는 현재 2005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국 경제뉴스 전문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은 위안화 가치하락이 지속되면서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에 투자한 중국 기업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최근 몇년 간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 상승에 따라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에 투자한 중국 본토 기업과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은행에서 판매된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 규모는 3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중 15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이 시중에 유통중인데, 대부분이 중국 기업이 사들인 것이다.
한 투자자는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의 시장은 공식 집계된 것보다 훨씬 크다"며 "최근 위안화 가치하락이 시장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은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익을 내지만 가치가 하락하면 손실을 내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는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 복잡한 파생상품의 특성상 실제 거래에서는 더욱 여러 단계를 거치돼있어 위안화 가치하락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문제는 위안화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위험에 직면해 앞다퉈 팔자에 나서면 위안화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있다는 점이다.
통화 전문가는 "위안화 환율이 1 달러 당 6.20위안을 넘어서면 은행들은 더 많은 담보를 필요하게 될 것이고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이 마지노선에서 0.1위안 오를때마다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의 잠재손실은 매월 2억 달러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의 만기가 24개월 이라는 점을 근거로 계산하면 1달러 당 위안화 환율이 6.2위안 수준이상을 유지하면 투자자는 약 50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된다.
JP모건은 "위안화 환율의 마지노선이 붕괴되기 전 은행들은 30억 달러 이상의 담보를 더 요구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이미 위험에 노출된 중국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의 외화투자 책임자는 "위안화 연동 파생상품의 대다수는 1 달러 당 6.2~6.3 위안 구간을 기준으로 판매됐다. 아직 1.5% 수준의 가치하락폭은 시장이 용인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위안화 가치 변동에 따라 상황은 크게 악화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중국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 증가도 이번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중국 기업의 피해를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위안화 가치 상승과 금리차를 노리고 중국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 프린스턴대학 경제학자 선쉬안쑹(申鉉松)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13년 중국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발행한 미국 달러 표시 채권 규모는 2200억 달러로 2010년의 500억 달러에 비해 4배 이상이 늘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