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부담과 세원 노출은 여전…혼란 가중
[뉴스핌=한태희 기자] 주택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아래인 2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 보완책에도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대소득세 부과 시점이 2년 유예됐지만 여전히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원 노출도 해결되지 않았다.
5일 정부가 내놓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보완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사업자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대 소득세를 내는 시점만 연기됐을 뿐이지 소규모 임대사업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임대사업자에 대해선 세금을 낮춰주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정부 보완책은 (세 부담을)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지난달 발표한 내용과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보제공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과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주택시장이 자가와 월세로 이원화되는 상황에서 세입자도 중요하지만 주택 임대사업자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의 소득세 부담과 세원 노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날 2주택 보유자로서 월세소득이 2000만원 아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한 분리과세를 2년간 유예한다는 보완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분리과세 적용은 오는 2016년으로 미뤄졌다.
또 소규모 임대사업자의 소득세를 산정할 때 필요경비를 반영하는 비율 등을 확대해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세밀하지 못한 대책이 임대사업자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만에 보완책이 나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한번에 하려고 하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팀장은 "월세시장에 대한 통계가 정확치 않은데 정부가 급하게 추진하는 점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일선에서 현장 분위기를 체감하는 중개사도 이번 보완책이 임대사업하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원 노출을 극히 꺼리는 서울 강남권에선 이번 보완책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양지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 발표로 집주인은 임대 소득이 드러나게 됐고 앞으로 임대 소득세를 내게 됐다"며 "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효과에 대해선 미흡하지만 방향은 적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이번 보완책으로 약 41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