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손을 뗀다. 이 회장은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 받았고, 앞으로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미 경영공백으로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구심점을 잃은 CJ그룹이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관측도 나온다.
CJ의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7861억원)은 전년보다 26.1%, 당기순이익(3208억원)은 43.8% 줄었다. 그룹의 모기업격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3466억원)이 전년보다 무려 30.8% 하락하며 곤두박질쳤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규 해외사업 등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졍했다.
CJ그룹 측은 "이 회장이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방침"이라며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는 현실적 상황에서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서도 이 회장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CJ E&M과 CJ CGV, CJ오쇼핑 외에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시스템즈, CJ GLS 등 계열사 5곳의 등기이사도 맡고 있다.
향후 최소한 3년은 CJ그룹이 최고경영자 없는 심각한 경영공백 상태로 빠지게 됐다.
당장 CJ그룹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행보마저 불투명해졌다.
주요 사업으로는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에서 추진해온 베트남과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프레시웨이의 중국·베트남 급식시장 진출도 멈췄다.
또한 CJ대한통운의 미국과 인도 물류업체 인수건도 협상 단계에서 정지된 상태다. CJ오쇼핑의 미국 홈쇼핑업체 인수합병(M&A)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단 1심 재판에서 1600억원 규모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