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사 중 14개 연임, 3~4개사만 교체
[뉴스핌= 한기진 이에라 정경환 기자] 3월 정기주주 총회를 앞둔 19개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의 80% 이상 자리를 지키게 됐다. 유례없는 불황에, 회계 결산시기가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져 이들의 교체 여부가 큰 관심사였다.
이 같은 결과는 아직 공시되지 않은 주총 이사선임 안건 내용을 조사한 결과에서 드러났고, 3~4곳만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불황의 터널의 끝자락에 있는데다 주총이 3개월 앞당겨졌고 CEO의 임기가 1년 단위로 재계약 한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 업황 개선 기대감에, 대부분 CEO 연임
최근 CEO 재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리기로 결정한 곳은 한국투자, 미래에셋, 메리츠종금, 동부, 이트레이드증권 등 5곳이다. 주총 결의가 남아있지만 대주주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홍원식 이트레이드증권 사장 등은 재선임이 확실하다.
특히 유상호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 840억원을 달성해 3년 연속 업계 1위를 지킨 공을 인정받았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도 당기순이익 703억원을 기록해 3위권을 지켰다. .
연임이 확정된 사람은 6명이다. 김경규 LIG투자증권 사장은 어제(6일) 주총에서 신임을 얻었고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등도 연임이 확정됐다.
김해준 사장은 주총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려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강대석 사장은 증시 침체에도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전년보다 18% 올린 공을 인정받아 연임됐고,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한국창의투자자문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대신저축은행 부실을 정리하는 등 성장 기반을 다진 점을 인정받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1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순이익(136억원) 기준으로는 업계 7위에 올랐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산관리(AM)와 IB로 구분했던 사업부문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서 장승철 IB 부문 사장이 연임해 통합 CEO를 맡기로 했고 임창섭 AM 부문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동대표 체제가 단일 대표 체제로 정리된 것으로 장승철 사장은 연임된 셈이다.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대표,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도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M&A, 실적 바닥 등 특수한 상황 처한 증권사만 CEO 교체
반면 NH농협증권, HMC투자증권, SK증권 등 3곳은 수장이 교체됐다.
HMC투자증권에서는 2008년부터 자리를 지킨 제갈걸 사장이 물러나고 김흥제 사장이 선임된다. 김흥제 사장은 호주 뉴질랜드은행 한국 대표를 거쳐 2011년 말부터 HMC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일했다.
SK증권은 6년간 재임한 이현승 사장의 후임으로 김신 사장을 선임한다. 김신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대표이사를 거쳤다.
우리투자증권과 합병(M&A)을 진행 중인 NH농협증권은 안병호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안병호 내정자의 임기는 1년으로,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 후 통합 증권사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5월말까지 ‘2+1년’ 임기를 채울 전망이지만, 모회사인 기업은행의 신임 행장 선임에 따른 자회사 인사방향이 정해져야만 연임 여부를 알 수 있다.
증권사 한 임원은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의 역할이 위기에서 회사를 구하는 것으로, IB전문가인 장승철 대표로 단일 체제로 가는 것은 업계 위기가 끝나간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CEO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앞으로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