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김양섭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증권가의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준이다. 시장의 평가는 '선방'으로 모아진다. 국내에서 단일 기업이 8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이후에 대한 해법찾기는 아직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를 달성한 이후 정체기에 들어선 모습은 더 뚜렸해졌다. 한계를 돌파할 대안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웨어러블·스마트홈 실험작..차세대 먹을거리 될까
8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이 연결기준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0.2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33%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08%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14%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5.8%로 개선됐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올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와 부합된 수준"이라고 전했고,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예상치와 부합했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리스크는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우려를 벗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당장의 실적평가가 아니다. 지난 10년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지만 그만큼 가파른 하향곡선에 대한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성장 정체의 신호는 1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더구나 올해까지는 스마트폰으로 먹고 산다고 하더라도 내년 이후, 나아가 향후 3년 이후의 글로벌 성장은 스마트폰으로 담보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최근 실험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홈 등의 차세대 사업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일단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확실해 보인다. 갤럭시 기어를 시작으로 올해 삼성 기어2, 삼성 기어 핏 등의 완성도 높은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 후속작을 내놨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갤럭시 기어는 미국시장에서 '올해의 착용형 제품'으로 뽑혔을 정도다.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OS를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한 것도 제조업체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글로벌 업체들이 너도나도 경쟁제품을 쏟아내며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제조기술이 어렵지 않다는 점은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차세대 먹을거리로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운영체제(OS)에서 뒤쳐져 있는 상황도 고마진을 이루기 어려운 대목이다.
스마트홈 역시 이런 측면에서 차세대 먹을거리로 육성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종합가전과 사물인터넷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지만 수익을 크게 가져다 주기에는 아직 생태계 조성에 갈길이 멀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한국 미국 영국 등 세계 11개국에서 '삼성 스마트홈'을 동시 출시한 상태다.
◆모바일헬스·B2B·빅데이터..신사업 가시화될까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신수종 사업이 가사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이 10년 계획으로 신수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절반 가량의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이거다 하는 신사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와 관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동력 기반 확대를 위해 의료기기, LED, 기업간시장(B2B) 사업 외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라이프케어 분야로서 스마트홈, 모바일헬스 분야에 지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주력할 사업들을 제시했다.
모바일헬스케어는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인 의료기기, 바이오 등과 연결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의료민영화와 맞물려 있어 정책 이슈가 변수이긴 하지만 이미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B2B는 삼성전자가 최근 2-3년간 인력을 확충하면서 전사적으로 집중해왔던 분야로 최근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역시 삼성전자가 신규사업으로 정한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하는 등 전자ㆍIT 기업을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IT업계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3D프린팅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은 적은 없지만 특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의 주요 전자계열사가 국내에 출원한 3D프린팅 관련 특허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570건이다 이중 90%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출원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2014′에서 삼성전자가 3D 프린팅 업체인 3D시스템즈사와 협업해 갤럭시노트3를 통해 디자인한 아이템을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신수종사업인 LED의 경우 지난해 말 일본 사업을 포기하는 등 사업 조정에 들어간 상태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LED 업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