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신임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후 현장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공정성이 한층 요구되고 있다. 방통위 조직 안정화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업무 속도를 높여야 하나 장기적인 시각에서 공정성을 더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에게 이같이 기대를 하는 이유는 방송통신 분야의 이해관계가 얽힌 데다 그가 법관 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최 위원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현장일정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찾았다. 12일에는 과천 청사 인근의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했다.
또 14일엔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다. 16일 아침엔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이통3사 CEO를 만나 ‘번호이동 자율제한제’ 등을 제안하며 이통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였다.
번호이동 자율제한제는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방통위는 서킷 브레이커가 이통 시장 과열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 전 이경재 방통위원장 시절부터 도입을 검토해왔다.
예를 들어 일일 번호이동 상한 수치를 2만4000건으로 정하면 이를 초과 시 휴대폰 개통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다.
이날 오후 최 위원장은 출입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에서 늘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뛰어다닌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이 휴대폰 판매점을 찾아가고, 이통사 CEO를 서둘러 만나는 것도 소통을 위한 방법일 게다.
그런데 최 위원장이 만난 그들은 소통 보다 당장의 이해관계를 더 우선할 수 밖에 없다. 사업을 해야 하고,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걸려있어서다. 최 위원장 보다 셈이 훨씬 빠른 프로다.
때문에 그들에게 자칫 기대감부터 주는 것은 곤란하다. 최 위원장이 그동안 판사 재직 시 쌓은 경험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공정성을 갖게 했을 것이다. 최 위원장이 법관 출신인 만큼 최 위원장과 공정성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최 위원장이 앞으로 내놓을 지혜는 셈 보다 국민을 위한 공정성이어야 한다. 방송통신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결정할 방통위. 최 위원장의 공정성을 기대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