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업 인수합병(M&A) 호재로 급등했던 유럽 증시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범유럽 주가지수가 4일만에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는 7.02포인트(0.10%) 하락한 6674.74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55.90포인트(0.58%) 내린 9544.19를 나타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는 33.13포인트(0.74%) 떨어진 4451.08에 마감했고, 스톡스600 지수는 1.98포인트(0.59%) 내린 335.05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마르키트가 발표한 4월 유로존 제조업 지수가 53.3을 기록해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53.0을 넘어선 동시에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민간경기는 10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지속한 셈이다.
RBC 캐피탈 마켓의 제임스 애슐리 이코노미스트는 “국가별로 독일의 제조업 경기가 강하게 확장한 점이 고무적이었지만 프랑스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IG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 역시 “프랑스와 독일의 실물경기 격차가 점차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시장 전문가는 민간 경기가 회복 기조를 보인 만큼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판단했다.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양적완화(QE) 시행이 더욱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투자가들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 악화도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 모바일 네트워크 업체인 에릭슨은 1분기 매출액이 475억 크로나로 전년 도기 520억 크로나에서 예상밖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에릭슨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컴퓨터 반도체 칩 업체인 ARM 홀딩스 역시 3% 가까이 동반 하락했다.
반면 영국 식품업체인 ABF는 9% 이상 폭등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자’를 부추겼다.
애쉬버튼 인베스트먼트의 베로니카 페클레이너 펀드매니저는 “기업 이익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