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저점 불구 채권시장 별다른 영향 못미쳐
[뉴스핌=정연주 기자] 28일 채권시장이 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지난주 강세에 대한 되돌림 정도로 소폭 약세 출발했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우크라이나 사태 우려로 하락했지만 국내 증시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점도 약세 우위를 지지했다.
오전중 8500억원 규모의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3.740%로 낙찰됐고 응찰률도 453.65%의 무난한 수준을 보여 시장은 보합권으로 올라섰다. 외국인도 3년·10년 선물에서 매수 포지션을 굳혔다.
이에 소폭 강세 시도가 이어지는 듯 했으나 박스권 심리가 강해 상승폭은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연저점을 기록했으나 이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됐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대기매수의 근거 정도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이날 오후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정책세미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축사를 통해 내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인식에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시장참여자들은 금리 레벨상 박스권 내 애매한 중간 수준이라 방향성 자체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미미하지만 매수 포지션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생각보다 비둘기적인 발언으로 무난하게 소화됐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수급여건 등이 변하지 않을 것이며 굵직한 지표 발표도 대기 중이라 시장이 밀리면 대기매수세가 받쳐주는 식으로 박스권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지표가 좋게 나와 해외금리와 국내 금리가 같이 상승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연휴기간을 고려한 캐리성 매수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를 전거래일보다 0.4bp 오른 2.878%로 최종고시했다. 5년물은 전거래일과 같은 3.170%, 10년물은 0.1bp 오른 3.529%를 기록했다. 20년물은 전거래일보다 0.2bp 오른 3.734%를 기록했고 30년물은 0.8bp 상승한 3.819%로 거래를 마쳤다.
통안증권 1년물은 전거래일보다 0.1bp 오른 2.589%로 마감했다. 2년물은 전날보다 0.1bp 하락한 2.800%로 장을 마감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과 같은 2.65%로 집계됐다.
3년 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과 같은 105.77로 마감했다. 105.75~105.79범위 안에서 움직였다. 외국인이 1626계약, 은행이 410계약을 순매수했고, 증권·선물이 1989계약을 순매도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전일 종가대비 2틱 오른 112.42로 마감했다. 112.32~112.46 범위 안에서 움직였다. 외국인이 563계약, 은행이 31계약을 순매수했고 증권·선물이 761계약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레벨상 박스권 내에서 어중간한 중간 정도 수준이어서 방향성 자체를 못잡는 모습이었다"며 "이주열 총재의 축사 멘트는 숏재료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아 무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해외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부담스러운 재료들이 대기 중이나 당분간 밀리면 사자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며 "지난주 선물시장의 방향성이 없었는데 오늘은 외인이 미미했으나 매수 쪽으로 방향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의 경우 응찰률도 준수했고 낙찰률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고, 지난주 전반적으로 입찰부담으로 20년물과 30년물이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막상 입찰 이후로는 오히려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나 선방하는 모습이었다"며 "환율이 연저점을 기록했는데, 오늘 채권시장에서 이를 크게 주목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환율이 현 수준을 더 뚫고 내려간다면 이주열 한은 총재가 계속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이 매수 흐름을 보였으나 현재 주요 지표 발표가 주 후반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박스권 상하단 돌파 재료는 여전히 부재한 모습으로 제한적인 레인지 등락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